- 택시부터 병원까지 외국인 관광객 바가지요금 피해 잇따라 - 정부, 국가 이미지 먹칠 ‘어글리 코리안’ 막기 위해 규제 강화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2014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S(34ㆍ여) 씨는 여행 시작부터 불쾌한 일을 당했다. 말로만 듣던 택시 바가지요금 피해를 겪은 것이다. S씨가 인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약 60㎞를 달려 서울 충무로의 한 호텔 앞에 도착했을 때 실제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6만2000원이었다. 하지만 택시기사 정모(51) 씨는 우리 돈에 익숙치 않은 S씨로부터 5만원권 13장(65만원)을 받고 거스름돈으로 3만8000원만 돌려줬다. 정씨는 결국 지난해 4월 재판에서 사기죄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60여만원을 챙기려다 그보다 7배에 달하는 돈을 물게 된 셈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200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 이상 줄어들었다. 메르스 여파와 엔화 약세 요인도 있지만 S씨의 사례처럼 외국인 관광객만을 노린 범죄도 한국 방문을 꺼리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2014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를 보면 2013~2014년 외국인으로부터 가장 많은 불편이 접수된 부문은 쇼핑(645건)이었고, 택시(277건)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시기 서울 관광경찰대로 근무하며 실제 단속에 나섰던 고장석(25) 씨는 “주로 남대문시장 모피상들이 외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운 사례가 많이 접수됐다”며 “택시기사의 경우 미터기를 일부러 끄거나 사후에 신고를 못하도록 영수증에 휴대폰 번호를 다르게 기입하는 불법행위도 다수 적발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어글리 코리안’들의 범죄행태는 의료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관광 가이드 전모(45ㆍ여)씨는 2011년 중국 성형 브로커 조직과 손잡고 총 446회에 걸쳐 중국인 환자들을 서울 강남 K성형외과에 소개해준 대가로 1억여원을 받아 챙겼다. 결국 전씨는 의료법 위반으로 지난해 7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7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 관계자는 “병원은 불법 브로커에게 주는 돈을 만회하려고 외국인 환자들에게 바가지요금을 부과하고, 의료사고 발생시 유일한 증거인 차트를 폐기하는 등 불법 브로커로 인한 피해는 전적으로 외국인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벌이 대부분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이나 벌금형에 그치면서 범행을 근본적으로 막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처벌수위를 강화한 법 개정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국회는 외국인 환자를 위해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 진료계약서 및 예상 진료비를 병원 내에 외국어로 게시하고, 불법으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의료기관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올 6월 23일부터 시행된다.
또 국토해양부는 부당요금을 받은 택시기사를 아예 업계에서 퇴출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해 10월 입법예고한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택시기사가 2년 동안 부당요금으로 세 차례 적발되면 면허자격이 취소된다. 자격을 20일 정지하는 현재 처벌수위보다 더 강화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