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새해 벽두부터 중국과 중동 발(發) 쇼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한국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올해 한국경제를 위협할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보다 심각한 위기의 전조일 뿐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중국의 경기둔화 및 경착륙 우려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 이어 또다른 메가톤급 불안요소인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로 인한 신흥국 위기가 몰아칠 경우 세계는 물론 한국경제가 겉잡을 수 없는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점차 현실화 하는 분위기다.
정부도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5일 오전 각각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갖고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에 마련한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계획)을 재점검했다. 정부와 당국은 “중국 증시의 급락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국제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외위기가 심화할 경우 ‘성장과 개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저성장국면에 진입한 우리로서는 구조개혁과 부실기업 구조조정으로 경제체질을 바꿔야 하지만 대외악재가 이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세계경제의 기반은 일본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경기의 후퇴가 장기화하면서 연약해질대로 연약해져 있다. 중국과 중동 불안이라는 악재의 일부가 드러났을 뿐인데도 아시아에서 유럽, 미국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의 위험성은 더욱 크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50%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아 중국의 경착륙은 한국경제의 동반침몰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둔화될 경우 우리경제 성장률은 0.2~0.6%포인트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여기에다 지난해말 금리인상을 시작한 미국이 단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충격은 급속히 확대될 수밖에 없다. 신흥국에서 이탈한 자본이 미 달러화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대혼돈 국면에 급속히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저유가로 중동과 중남미 산유국들이 이미 최악의 재정난에 봉착한 가운데 전세계 신흥국의 동반위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신흥국의 도미노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도 그 파장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초에 터진 중국과 중동 발 금융불안은 올해 한국과 세계경제를 억누를 ‘리스크(위험)’의 단초를 보여주었을 뿐이다. 글로벌 시장이 일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지만 앞으로 1~2년 동안의 불확실성 국면을 통과하기 이전까진 주기적 불안이 불가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