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증권사 등이 고객에게 추가담보 납부를 요구하면서 그 납입기일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금융투자약관이 불공정하다며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공정위는 이날 금융위원회로부터 의뢰받은 금융투자약관을 심사해 이 중 4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 435개를 바로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용거래란 투자자가 자신의 증권계좌에 있는 주식 등의 자산을 담보로 투자에 필요한 돈을 증권사에서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신용공여를 받은 금액의 140%를 담보로 유지해야 한다. 투자자가 한 증권사의 주식을 담보로 5000만원을 빌렸다면 해당 증권사 주식 평가금액이 7000만원 이상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증권사의 주가가 떨어져 담보평가비율이 140% 미만으로 하락하면 증권사는 고객에게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다.
공정위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기한을 정해 추가담보 납부를 요구하는 약관 조항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또 추가담보 납부 기간을 ‘추가담보제공 요구일’이 아니라 ‘담보부족 발생일’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도 불공정하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약관에 따르면 투자자는 ‘담보부족 발생일’로부터 첫째 영업일 이내에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둘째 영업일이 되는 날 바로 담보증권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이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떨어진 것을 뒤늦게 알았을 때는 이미 주식이 처분됐을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는 담보부족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추가담보 납부 기간을 일률적으로 ‘요구일 당일’로 정한 것도 불공정 약관이라고 봤다.
이밖에 공정위는 금융투자회사가 최종결제일(만기일)에 실물을 인수하는 시한을 임의로 앞당길 수 있는 파생상품계좌설정 약관과 지급 의무 이행이 늦어지면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장외파생상품 기본계약서 약관 등도 시정 요청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