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문에 4명 트로피…賞 의미 상실없던 규정에 없던 상 만들어 노고 치하‘그들만의 축제’ 전락…시청자도 “식상”“공정성 우선한 단일화된 시상식 필요”시상식 참석한 연예인들도 아쉬움 토로
한 부문에 4명 트로피…賞 의미 상실 없던 규정에 없던 상 만들어 노고 치하 ‘그들만의 축제’ 전락…시청자도 “식상” “공정성 우선한 단일화된 시상식 필요” 시상식 참석한 연예인들도 아쉬움 토로
어김없이 돌아온 방송3사 연말 시상식의 계절이다. 해마다 12월 마지막주 저녁은 방송사가 3시간 30분씩 연기대상ㆍ연예대상 시상식을 편성하는 고정 시간대다.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아냥, ‘전파낭비’라는 비난을 사는 연중행사다. ‘공정성 논란’도 왕왕 나온다. 그럼에도 방송사의 입장에선 한 해 농사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방송사 PD들은 웃지 못할 이야기로 연말시상식을 요약한다.
“올해에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 우리 함께 해요.”
방송3사 연말 시상식도 공정했던 시절이 있었다. 시상분야가 단촐해 적어도 ‘나눠갖던’ 때는 아닌 시기다. 과거의 연기대상의 경우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신인상 정도에 그쳤으나, 현재의 시상식은 놀랍도록 세분화를 거듭했다.
KBS 연기대상은 2014년 기준 대상-최우수연기상-우수연기상 장편, 중편, 미니, 일일극으로 쪼개졌다. 거기에 남녀 조연상, 단막극상, 청소년상, 신인상, 공로상, 방송3사 드라마PD상까지 들어있다. 베스트커플상으로 다섯 편의 드라마 속 커플을 불러들이고, 인기상으로 4명의 배우를 호명한다. 네티즌상은 별개다. SBS 연기대상은 ‘뉴스타상’에 10명을 몰아주고, 10대 스타상에도 10명을 불러 시상대에 세운다. 심지어 ‘SBS특별상’이라는 분야가 있다. SBS에 많은 기여를 해준 배우에게 돌아가는 상이다. 2013년엔 조인성이, 2014년엔 이종석이 받았다. MBC라고 다르지 않다. 타사와 마찬가지로 상을 세분화한 데다. 의미의 차이를 알기도 어려운 ‘황금연기상’을 통해 배우들을 챙긴다. 올해에는 최대한 많이 주기 위한 전략으로 ‘10대 스타상’을 신설했다.
연말 시상식을 향한 비판이 끊이지 않자 “공동수상은 최소화하겠다”(MBC), “한 작품에서 대등한 연기를 펼친 경우가 아니라면 공동수상자는 없을 것”(SBS)이라는 입장을 올해에도 밝혔다. 하지만 이미 상의 개수로만 봐도 “줄 수 있는 사람은 최대한 다 준다”는 방송사의 의지가 엿보인다.
규정까지 들쑥날쑥하니 공정성 시비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 SBS는 2013년 연말 ‘별에서 온 그대’가 방영될 당시 “전체의 70% 이상이 방송돼야 후보에 오른다”고 했던 규정을 2년 만에 50%로 바꿨다. 50부작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와 ‘애인있어요’가 후보에 올랐다.
연예대상이라고 다르지 않다. 한 해동안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긴 예능인의 노고를 치하하려는 고군분투가 눈에 띈다. 최근 진행된 KBS 연예대상만 봐도 쇼 오락 부문과 코미디 부문으로 나뉘어 최우수상, 우수상을 줬다. 쇼 오락부문의 최우수상과 우수상은 어김없이 공동수상이었다. 더불어 2015 핫이슈 예능인상이 등장해 두 명의 수상자가 나왔고, 최고 엔터테이너상에선 네 명이 트로피를 가져갔다. 베스트 팀워크상은 물론 베스트 커플상에 최고의 아이디어상까지 만들어 프로그램 속 코너에도 노고를 치하한다. 흥미롭게도 MBC 연예대상엔 가수 부문 인기상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수상자는 엑소였다.
연말시상식이 ‘그들만의 축제’가 되고. ‘나눠갖기’ 비난을 사고, 그로 인해 공정성 시비에 오르내린 데엔 이유가 있다. 스타들의 힘이 커지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예기획사의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한 방송 고위 관계자는 “방송사 연말 시상식은 권력관계가 전복된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간의 이해관계가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올해에 우리 방송사에 출연해 좋은 성과를 냈으니, 다음해에도 잘 부탁한다”는 의미. 방송사의 눈치보기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년에도 함께 가야할 배우이고, 예능인이며, 인기스타이기 때문에 누구도 소홀할 수 없는 난감한 입장이 여러 개의 상을 만들 수밖에 없는 현재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연말시상식 철이 되면 온갖 ‘설’이 떠돈다. “ooo이 기껏 최우수상 받으려고 그 자리에 갈 리 없지 않겠냐”는 소문은 뚜껑을 열면 결국 사실로 확인된다. 모 배우들의 경우 한 해 작품을 끝낸 뒤 차기작을 같은 방송사의 것으로 낙점하면 곧바로 ‘연기대상’ 직행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고려하는 부분은 있다. 한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지만, 상호 인정할 수 있는 영향력을 지녀야 한다. 특히 대상의 경우 연기력과 스타성은 물론이며 기획사가 행사하는 업계의 영향력도 본다”고 말했다. “적어도 대상의 경우 뒷말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
연말결산 행사장과 같은 ‘나눠갖기’ 시상식에 참석하는 연예인들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서로간의 이익 보다는 공정성을 우선하는 시상식을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라며 “한류콘텐츠를 생산하는 업계환경에 걸맞는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종편이 단일화된 시상식이 나와야 한다. 참석하는 사람 누구나 상을 받아가는 시상식이 아닌 연기와 작품 등 각 성과를 치하하고 그에 걸맞는 사람에게 상이 돌아가는 시상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