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3각파고에 휩싸일 가능성
매년 연말이 되면 고단했던 한해를 보내며 새해 살림살이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지만 유독 올해는 그런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 내년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특히 내년 1분기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내년 1분기 우리경제는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소비절벽 가능성 ▷미국 금리인상 후폭풍 현실화 가능성 ▷개각 이후 인사청문회와 내년 4월 총선 전 개혁 및 경제살리기 동력 약화 가능성 등 3각파고에 휩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럴 수록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다며 개혁에도 ‘골든타임’이 있는 만큼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노동개혁 5대 입법 및 경제살리기 관련 법안에 대한 여야 및 국민적 합의를 신속히 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 1분기 우리경제를 위협하는 첫번째 요소는 올해 성장을 주도한 소비가 위축되면서 ‘소비절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효과가 소멸되고 그 동안 밀어붙였던 소비촉진책의 반사효과까지 겹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후반 이후 급증하면서 1200조원에 달한 가계부채 부담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 3분기 71.5%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LG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미래 기대성장률이 0.1%포인트 떨어지면 소비성향은 0.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리경제는 지난해(3.3%)보다 0.6~0.7%포인트 하락한 2%대 중반에 머물 가능성이 있고, 내년에도 2%대 성장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신흥국 위기 등 후폭풍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2009년 이후 6년여만인 지난 16일(현지시간) 금리를 처음 인상한 데 이어 내년 1분기에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 금리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이탈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이런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경기위축을 방어하기 위해 위안화 추가절하에 나설 경우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는 올해 한달도 빠지지 않고 감소세를 지속해온 수출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화학ㆍ철강 등 주력업종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부실기업이 증가하면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지는 등 연쇄파장이 불가피한 상태다.
세째는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의 교체를 위한 인사청문회가 내년초 시작되고, 이어 정치권이 4월 총선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경제리더십의 공백이 생기고 개혁과 경제살리기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점이다.
한국경제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구조적 저성장 위험에 노출돼 강력한 구조개혁을 이뤄야만 ‘일본식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재앙을 피할 수 있다. 개혁엔 효과를 극대화할 ‘골든타임’이 있으며, 올 연말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황금같은 시간’이다.
정치권이 당리당략과 사분오열을 넘어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타협의 ‘통큰 정치’에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이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