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데스개발·한국갤럽 공동조사 ‘2016~17주거공간 7대트렌드’발표 세대간 집합·분리, 변화의 핵심축
#. 경기도 시흥에 거주하는 직장인 A(36) 씨는 집을 팔고 강남에 거주하는 부모님 댁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직장이 있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데 녹초가 돼 취미생활은 언감생심인 점도 문제였지만, 맞벌이를 해도 육아비를 감당하기 벅차서였다. A 씨는 아이가 학교를 다니게 되면 부모님께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역에 작은 주택을 마련해드리기로 했다.
내년 이후 주택시장은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Baby BoomerㆍBBㆍ55~63년생)와 이들의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Echo BoomerㆍEBㆍ79~97년생)의 이합집산에 따라 변화할 전망이다. 여가를 중요시하는 부모와 경제활동이 활발한 자녀세대가 집을 합치거나 나누고 바꾸는 등 다양한 주거형태의 등장이 예상된다.
피데스개발은 한국갤럽과 공동 조사한 미래주택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2016-2017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여기엔 ▷‘BBEB(BB+EB)’ 세대현상 ▷사물인터넷(IoT) 하우징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핏 사이징(Fit Sizing) ▷비(非) 아파트의 진격 ▷외국인 식구(食口) ▷월세시장 본격화 등이 포함됐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은 “전체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와 에코부머가 주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며 “세대간 집합과 분리가 메가트렌드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로 자리잡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베이비부머와 에코부머의 ‘결합’은 그 숫자만으로도 주택시장에서 ‘파워계층’이다. 각각 735만명, 134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한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작년 소비자인식(수도권거주ㆍ30평 이상 소유자)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평균 5억원 수준의 집 한채를 소유할 정도로 부를 쌓았다. 반면 에코부머는 상대적으로 경제 능력이 떨어지고, 육아 부담도 있다. ‘BBEB’가 뭉칠 수 있는 교집합이 생기는 것이다. 피데스개발 측은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은 자녀가 부모와 한 지붕 아래에서 살거나, 한 단지에서 손자ㆍ손녀 양육을 조부모가 책임지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녀 세대의 경제활동을 위해 도심과 경기권 집을 맞바꾸는 부모도 늘 걸로 예상했다.
올해 중소형 주택 열풍을 주도한 ‘핏 사이징(Fit Sizing)’ 현상도 심화할 전망이다. 집 크기보다 삶의 질을 중시하며 단지 내 공동공간을 활용하는 게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희정 소장은 “현재 75.1%를 차지하는 3인 가구를 중심으로 주택 크기는 1인당 33㎡(10평)에 수렴될 것”이라며 “운동이나 쇼핑 등은 단지내 공동 공간에서 해결하는 형태로 진화하며, 저렴하게 여가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공간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거공간이 수익모델로 진화하면서 ‘월세’와 ‘비아파트’ 시대도 예측된다. 아파텔, 고층 주거복합, 상가주택 등 융복합 주거형태인의 확산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또 집 안의 편의시설은 사물인터넷(IoT)과 결합된 첨단화가 진행되며, 빅데이터를 통한 편리한 옵션들이 등장할 것으로 피데스개발은 전망했다.
이밖에 외국인 200만 시대와 ‘의료 해외진출법’ 제정 등 여파로 ‘외국인 식구’ 현상도 부각될 전망이다. 의료관광차 입국하는 투숙객과 장기 체류 외국인을 위한 단기 월세나 홈스테이는 모바일 서비스와 연계돼 새로운 상품으로 진화할 걸로 예측됐다. 김 소장은 “가족 구성원 수의 감소는 관리비 절감을 넘어 생활비 절감을 중요시 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주택의 상업시장 진입과 강남발 재건축 등 다양한 요소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주거공간은 꾸준히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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