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1.5% 수준으로 6개월 연속 동결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0일 오전 9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작년 8월과 10월, 올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총 1%포인트 인하된 이후 6개월째 연 1.5% 수준에 머물게 됐다.
이는 국내 경제가 미미하게나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면서도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 그간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금통위 종료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이 미흡한 가운데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최근의 국내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한은은 또 앞으로 국내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외 경제여건 등에 비춰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세계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는 회복세가 지속되고 유로지역에서는 완만한 개선 움직임이 이어졌다”면서도 “중국 등 딘흥시장국의 성장세는 계속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로, 6분기 만에 0%대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했다. 이는 또 지난 2010년 2분기의 1.7%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투입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소비가 늘어나고 부동산 경기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그러나 10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1조8000억원 늘어 월간 증가 규모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가계부채가 1200조원에 육박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와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수출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6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현재 제로(0∼0.25%)수준인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에 미국 통화정책의 큰 흐름이 바뀌는 대형사건으로, 신흥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한은 입장에선 그 여파를 지켜봐야 한다.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시장 종사자 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5.3%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이에 따른 수출 부진을 우려하면서도, 가계부채 등의 리스크가 높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한은이 금리정책을 활용해 국내 경기부양이나 자금 유출입을 조절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적어도 앞으로 12개월간은 정책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