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포스코 비리’로 기소된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엄상필)가 진행한 정 전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전 회장 측은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총 세 가지로 요약된다.

그 중 핵심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의 유착여부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2009년 포스코의 신제강공장 증축공사가 군 공항 고도제한으로 중단되자 이 전 의원에게 청탁해 고도제한 완화조치를 받아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공사 중단 1년 6개월 만인 2011년 1월 당시 국무총리실은 포항공항 활주로 연장 등을 조건으로 포스코 신제강공장 고도제한을 완화해줬다.

이에 대해 정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은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는 전국의 군 공항과도 연결된 사안이어서 이 전 의원이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포스코 주요 임원이 이 전 의원을 직접 찾아가 관련내용을 보고한 사실은 있지만 단순히 이 전 의원이 지역구 의원(포항 남구)이었기 때문”이라며 청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 전 회장은 부실기업을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2010년 5월 부채비율이 1613%에 달할 만큼 재무상황이 악화된 성진지오텍을 충분한 검토 없이 높은 가격에 인수해 회사에 1592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포스코의 거래사 코스틸에 포스코 여재슬래브의 70%를 독점 공급해주는 대가로 박재천(59) 코스틸 회장으로부터 4억7200만원과 함께 5000만원 상당의 고급 와인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정 전 회장은 사전에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슬래브 공급계약에 관여한 사실도 없고, 와인도 받지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정 전 회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25일 10시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