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피해자가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시점에 ‘굿모닝~’이라는 친근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가해자에게 보내는 등의 정황이 있었다면 성폭행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연인관계인 3급 지적장애인을 성폭행ㆍ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 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한모(29)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한씨는 2012년 7월 초 스마트폰 친구찾기 앱으로 A씨를 만났다. 그날 바로 사귀기로 하고 한씨는 자신의 노래방에 종업원으로 A씨를 고용했지만, A씨는 일주일 만에 노래방을 그만뒀다. A씨가 7월말 “남자랑 술 먹으러 간다”고 말한 데 화가 난 한씨는 헤어지기로 했다.
A씨는 같은해 8월 말 임신했다며 중절수술 비용을 달라고 한씨에게 연락했다. 임신 9주차로 확인돼 한씨는 수술비 일부를 댔지만, A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1심은 “피해자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노래방에서 일하던 시기 ‘굿모닝∼^^♥’, ‘담배 그만피셈’ 등의 문자를 보냈고 일을 그만둔 뒤에도 ‘시간될 때 보러갈게∼’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성관계나 추행에 대해 항의하지 않은 사실을 재판부는 인정했다.
대법원은 A씨가 가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릴 때 성범죄 피해사실은 알리지 않았고 범행을 당하고도 며칠간 노래방에서 일한 정황 등을 들어 A씨의 성폭행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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