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부채폭탄 우려 작용 자금유출 커질땐 앞당길 수도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6개월째 동결 행보를 보이고 있는 한국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금리인상 후 곧바로 기준금리를 올리진 않겠다”며 불안감을 잠재웠지만 글로벌 경제의 큰 흐름의 방향이 바뀐 만큼 금리인상이란 대세를 거스르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강하다.
기준금리가 내년 말께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 은행권 대출금리는 즉각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 기준금리는 내년까진 동결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6개월째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이달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된 상황이었지만 ‘위나 아래로’의 변동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금리격차 감소에 따른 자본 이탈, 가계부채증가, 좀비기업 양상 등의 측면에선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당장 인상될 경우 ‘빚더미’가계와 기업 부채 폭탄이 우려되는 현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경기 위축과 소비 둔화도 걱정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말까지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전망한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한은이 금리정책을 활용해 국내 경기부양이나 자금 유출입을 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적어도 앞으로 12개월간은 정책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한은이 물가 등 국내 경기 상황을 우선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동결로 갈 가능성이 크고 2017년에 경기가 회복되고 나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미국과 한국의 금리조정에는 짧지 않은 시차가 있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정책금리 변화가 시작된 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같은 방향을 조정하는데는 평균 9.7개월이 걸렸다. 특히 2004년 7월 시작된 미국의 금리인상기를 보면 금리 조정 시차가 15개월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한은의 금리변동 방향에 대해서는 엇갈리지만 대체로 ‘인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시점은 유동적이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 이후 예상밖으로 국내 자금유출이나 신흥국 불안이 커진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 하지만 수출부진과 내수둔화 등의 국내상황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상반기까진 동결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황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