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한ㆍ중 FTA 비준, 위안화 SDR(IMF의 특별인출권) 편입 등으로 한ㆍ중간 교류 확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행들의 국내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계은행들은 기업금융에 집중하는 다른 외국계은행과 달리 고금리를 앞세워 개인고객을 유치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한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국은행 중 최다=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은 공상ㆍ중국ㆍ건설ㆍ교통ㆍ농업 등 5곳이다. 빠르면 오는 16일 서울지점 설립 본인가를 받을 광다은행을 포함하면 중국계은행은 총 6곳에 달한다. 외국계은행 중 가장 많은 셈이다. 미국계와 영국계가 각각 5곳으로 2위권으로 밀렸고, 일본과 프랑스계은행은 각각 4곳씩이다.
몸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에 진출한 5개 중국계 은행의 서울지점 총 자산은 62조 3866억원으로 지난해동기(51조 3833억원)대비 21% 증가했다. 이 정도면 자산규모 50조원 수준인 대구, 부산 등 국내 지방은행과 맞먹는 규모다.
중국 건설은행은 지난달 한국의 금융중심지인 서울 을지로에 사옥도 마련했다. 중국계 은행 중 최초다. 건설은행은 옛 동양생명 본사 건물(지하 5층 지상 12층 규모)을 510억원에 매입했다. 위안화 직거래 등으로 한중간 금융거래가 늘어나고, 삼성과 현대차 등에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비즈니스 규모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은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 소규모 사무실을 임차해서 사용했다.
▶사업다각화… 개인금융,PF까지= 중국 은행들은 최근 연 3%대 중반의 고금리 예금을 앞세워 개인 고객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전까진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에 매진했지만 최근 개인고객 유치와 PF시장에 진출하며 한국 금융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중국은행과 공상은행은 위안화 현찰을 일정 금액 이상 예치하면 연 2,7~3.5%(1년 만기 기준)의 금리를 주고 있다. 특히 중국은행의 원화 정기예금 금리는 연 3.4%(1년 만기 기준)에 달한다. 1%중반대로 떨어진 국내 은행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배 가량 높은 셈이다.
한국 부동산 PF시장에 진출하는 중국은행들도 늘고 있다. 중국공상은행은 최근 삼성물산이 공사를 맡은 서울 강동구 천호동 ‘래미안 강동팰리스 주상복합 신축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에 2년 만기 자산담보부대출(ABL) 500억원을 제공했다. 자산유동화 방식을 통해 부동산 PF 대출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행이 PF사업에 나서면서 국내 부동산 업계도 관심이 크다. 국내 건설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금리가 내려가고 관련 자산유동화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중국 은행들이 당분간은 우량 사업에 한해 부동산 PF 금융사업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넷뱅킹도 도입= 중국 공상은행은 최근 ‘중국공상은행 온라인몰 한국관’을 열고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진출했다. 한국 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수수료는 받지 않지만 중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기업들에 운영자금을 대출하거나 중국 소비자에게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결제 업무를 대행하는 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를 생산하는 아모레퍼시픽도 최근 공상은행과 전자상거래 관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