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지원하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남센터)는 지난 4월 9일 전국 17개 혁신센터 중 9번째로 문을 열었다. 이곳은 두산과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상남도와 함께 손을 잡고 일궜다. 경남지역이 국내 기계산업의 성장 거점이 되는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역할은 ▷메카트로닉스(기계+전자) 허브 구축 ▷중소벤처기업 등 ‘원스톱 지원서비스 시스템화’ ▷물(水)산업 육성▷항(抗)노화 바이오 산업 육성 등이다.

두산그룹은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두산ㆍ경남도ㆍ성장사다리 펀드가 조성한 300억 원▷두산 동반성장 펀드 800억원▷네오플럭스(두산 계열 벤처투자회사) 펀드 100억 원 등 1200억 원을 경남지역 800여 개 중소기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두산에서 출자한 50억 원과 신용보증기금 보증자금 등 500억 원은 시니어 창업에 저리로 빌려주는 데 사용된다. 원활한 센터 운영과 지원,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16개 분야 148개 기관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스마트 기계’로 기계산업 혁신 = 경남은 국내 기계산업의 허브다. 국내 기계부품 생산액의 28%, 수출액의 24%가량이 경남에서 나온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기업의 추격, 핵심부품의 국산화율 저조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경남센터는 전통 기계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한 ‘스마트 기계’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중소기업인이나 예비창업자 등 누구나 설계도면만 가져오면 즉석에서 3D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제작실 ‘메이커 스페이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경남센터만의 차별화한 서비스다. 언제든지 무료로 시제품 부품 등을 신속히 제작해줘 제품 양산 기간과 비용을 줄여준다. 시제품 제작 전 3D 프린팅으로 부품을 만들어 조립해 보면 금형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제품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남센터는 지난 4월 출범 이후 3000개가 넘는 시제품을 무상으로 제작해줬다.

▶두산 지원으로 성장가도 오른 중소기업 배출 = 경남센터가 문을 연지 1년이 채안돼 성과도 가시화됐다. 경남센터에 입주한 ‘성산툴스’는 두산중공업 품질명장과 터빈생산기술 전문가 멘토링에 힘입어 외산업체가 독점하던 로타 가공용 기기(원자력, 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터빈의 핵심부품) 일부를 국산화했다. 이 회사는 두산의 지원을 받기 전에는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회사 부채비율이 높고 담보물도 마땅치 않아 대출을 받지 못했다. 금융권이 발전 플랜트 등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가공하는데 필수적인 특수공구의 가치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경남센터는 성산툴스가 두산중공업의 1차 협력업체로 등록하도록해 납품 계약을 도왔다. 이어 동반성장펀드 10억원을 융자받도록 주선했다. 이후 성산툴스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회사 측은 내년 매출이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템도 ‘철도차량 제동 디스크 및 동력전달 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경남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시제품 금형을 만들기 전 경남센터에 있는 3D 프린터로 제품 모형을 만들어 조립해 보는 형태로 금형 제작 실패 가능성을 낮춘 것이다.

경남센터는 제품 개발 비용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받도록 추천하고, 이 회사 보유 기술이 두산의 중공업 계열사 제품에 응용되도록 다리도 놨다.

▶물 산업·항노화 산업 집중 육성 = 물 산업은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하수ㆍ정수처리, 슬러지 처리 등이 중심이다. 중동과 유럽 등 해외를 비롯해 최근 가뭄이 극심한 국내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두산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물산업 관련 인재 양성에 공들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수 담수화 및 수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경남센터 중점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2일 경남센터, 창원대 등과 ‘워터 캠퍼스(Water campus)’ 과정 개설과 운영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권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