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처럼 쌓인 저니맨「저니맨 Journey man」 출판기념회를 마쳤다. 나를 기억해주시는 분들, 내 저니맨 인생을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이 찾아주셔서 정말 기뻤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항상 그렇듯 내 인생은 순탄하게 흘러가는 법이 없었다. 내 책을 내준 출판사가 파산해버렸다. 이미 재정적으로 흔들리는 회사였는데, 그 사실을 숨기고 나와 계약을 맺은 것이었다. 책이 나온 지 한 달 만에 문을 닫았다. 돈 문제를 떠나서 나를 속였다는 사실에 정말 화가 났다. 회사를 찾아가 책에 대한 권리 포기 각서를 받고 인쇄된 책을 모두 돌려받기로 했다. 인세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세상에 내보낸 「저니맨 Journey man」이 두 달 만에 모두 집으로 돌아왔다. 처음에 만든 3,000권 중 2,100권이 내 방에 쌓였다. 천장에 닿을 듯 수많은 책을 보며 분노보다는 신기함과 황당함을 느꼈다. ‘얘들은 왜 여기 있는 거지?’ 허탈해도 어쩌겠나. 내 집으로 돌아온 책을 버릴 순 없었다. 책들을 다시 세상에 내보내야만 했다. 방법을 고심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타인도 중요하게 생각할까?’ 지금까지 겪어본 바로는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지키기로 결심했다. 그 방법은 출판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출판사를 내는 건 의외로 간단했다.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라 서류만 제대로 작성하면 됐다. 때마침 1인 출판사 열풍이 불던 시기라 정보를 얻기에도 편했다.
RJ출판사가 아닌 RJ컴퍼니로회사명은 RJ컴퍼니로 정했다. RJ(Real Journeyman)는 ‘리얼 저니맨’의 이니셜을 땄고 출판사 대신 컴퍼니라는 이름을 붙였다. 단순히 ‘책’만 공급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를 공급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이야기를 책뿐만 아니라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등 다양한 경로로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말하는 출판은 책이나 그림으로 한정된 편이었다. 출판사를 영어로 바꾸면 Publishing company, 즉 어떤 소재를 공공(公共)화 하는 회사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RJ출판사 대신 RJ컴퍼니라는 이름을 지었다. 방안에 쌓인 저니맨을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호기롭게 RJ컴퍼니를 만들었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막막했다. 판은 벌렸지만 갖춰진 게 없었다. 책을 맡길 제본소, 인쇄소도 몰랐고 책 판매를 맡길 공급처도 없었다. 돌파구는 있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튼튼한 몸과 최익성이라는 브랜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니맨 Journey man」의 표지와 디자인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꾼 뒤 직접 제본소와 인쇄소를 돌아다니며 함께 할 곳을 찾았다. 대형서점을 찾아가 직접 계약도 따냈다. 처음엔 담당자가 난색을 표했다. 그 시기엔 나처럼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금세 사라지는 1인 출판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인지도와 “내 이름을 걸고 출판을 장난으로 하지 않겠다”라는 각오를 믿고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줬다. 2달 만에 내방으로 들어온 저니맨들을 딱 한 달 만에 다시 내손으로 세상으로 돌려보냈다. [정리=차원석 기자 @Notimeover] * 최익성이름보다 ‘저니맨’이란 호칭으로 더 유명한 남자. 힘들고 외로웠던 저니맨 인생을 거름삼아 두 번째 인생을 ‘정면돌파’ 중이다. 현재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를 지내며 후진양성에 힘 쏟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