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주요 사업모델로 내세운 중금리 대출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은 모두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신용등급을 구축하고 금리체계도 촘촘히 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리젠테이션 수준의 계획”이라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빅데이터 활용의 어려움, 리스크 관리 경험 부재,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 격화 등 실제 정착까진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빅데이터, 리스크 관리…수많은 단계 거쳐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내놓은 사업 계획을 보면 내년 출범과 함께 중금리 대출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녹록치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우선 이들이 내세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훈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득ㆍ직업ㆍ여신 및 연체 정보 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빅데이터라는 것은 확실한 재무상태 데이터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면서 ”각 출자자로부터 데이터를 모으기도 쉽지 않고, 이를 모아서 빅데이터를 만드는 데 어떤 분석방식을 활용할 지 검증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용카드사의 소비나 매출 정보 정도라면 모를까, 다른 자료는 금융자료로서 의미도 없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재무리스크 관리도 인터넷은행이 넘어야할 난관으로 지적됐다.

정 연구위원은 “재무리스크는 가볍게 생각할 게 아니다”면서 “수수료와 원금이 정상적으로 회수가 되느냐 등까지 고려한 것이 금융사의 수익성인데 검증 데이터와 경험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최근 P2P(Peer to Peer) 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현재의 회수율을 중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이같은 대출 상품은 소액에서는 가능하지만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주 비즈니스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금리 시장 이미 레드오션 분위기=연 10% 전후의 중금리 대출은 기존 은행이 쉽게 취급하지 못하는 금리 사각지대다. 은행에서 취급할 수 있는 고객 중 신용등급 5~6의 중신용자는 이같은 ‘회색지대’에서 서성이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중신용자를 겨냥하겠다고 나선 것은 기존 은행이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중신용 고객과 은행이 거의 취급하지 못하는 저신용 고객은 1749만명으로 전체의 40.2%를 차지하고 있다. 1160조원에 달하는 가계신용의 경우 은행대출은 519조6000억원으로 절반에 불과하고, 카드사와 캐피탈사로 대변되는 여신전문기업의 가계여신은 45조2000억원으로 은행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20%이 중금리 대출이 발생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매력적인 시장 규모와 향후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제1 금융권이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구미를 당길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기존 대형 은행들도 블루오션을 손놓고 구경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도 모바일뱅크 등을 통해 중금리 상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만약 기존 은행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 영역을 잠식하게 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결국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카드사들과 소액대출로 경쟁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런 환경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주요 사업모델로 내세운 중금리대출로 수익을 만들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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