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씨티 등 해외 IB 전망 중국 경기둔화·유가 하락 등 악재산적 韓·中 기술격차 1년4개월로 단축 원화 약세지속 가격 경쟁력도 초비상
해외투자은행(IB)이나 주요 경제기관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올들어 고전을 면치 못한 3대 요인으로 대외악재와 국내산업경쟁력 저하, 환율을 지목한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노무라, 씨티그룹 등 해외 IB들은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 전 세계적 수요 부진 영향으로 한국 수출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기 둔화ㆍ국제유가 하락 등 악재 수두룩=노무라는 한중 FTA는 중장기적으로 수출에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제구조 전환(투자감소, 소비증가)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내년에도 중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은 저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세계경제 회복세가 선진국 위주로 이뤄질 경우 신흥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한국 수출의 58.2%가 신흥국, 41.8%가 선진국으로 신흥국 수출의존도가 훨씬 높다. 하지만 내년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외환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기둔화가 지속되면 수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내년에도 배럴당 30~40달러대의 저유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원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통상 유가 하락시 물가하락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로 소비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올해처럼 세계경기가 부진할 경우 수출물가가 떨어져도 수출물량이 예전보다 높은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국 경기둔화 및 성장전략 변화에 대응해 중국 내수시장 수요에 맞는 소비재 수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생산비용 절감, 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해 저유가에 따른 제품단가 하락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 넛 크래커 현상=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수출시장 전체 품목 5052개 중 점유율 1위 품목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1538개(30.4%)를 보유한 중국이다. 733개를 보유해 2위인 독일보다 2배 이상이다. 중국은 2003년 1위로 올라섰다가 이듬해 2위로 내려선 후 2005년부터 9년 연속 수출품목 1위 국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중국과 한국의 기술경쟁력 격차가 좁혀지는 것도 부담이다. 양국 기술 격차는 2012년 1년9개월에서 2014년 1년4개월로 단축됐다. 이는 같은기간 우리나라와 일본의 기술격차가 3년1개월에서 2년8개월로 좁혀진 것에 비교해 추격 속도가 한층 빠른 것이다.
중국의 수출품이 기술력까지 좋아지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우리의 주력 제품들과 격차를 상당히 좁히고 시장을 위협하고 있어 ‘넛 크래커(nut cracker)’ 현상을 극복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넛크래커’는 호두 까는 기계로,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원화 약세 지속으로 가격 경쟁력 비상=미국 연내 금리인상으로 내년 원화 약세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예상한 2016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상반기 1211원, 하반기 1221원이다. 다만 내년 일본, 유로존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으로 엔화와 유로화도 통화가치가 동반하락하면서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개선세가 예전처럼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은 15.7% 절하된 반면, 엔/달러 및 달러/유로 환율은 각각 14.0%, 7.4% 절상돼 원화 수출경쟁력이 크게 개선됐는데 내년에는 엔화, 유로화도 동반약세가 예상돼 수출경쟁력 개선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도 수출 증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엔저현상으로 일본 수출품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한국 수출엔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엔화가 심각하게 약세를 보일 때 한국 수출이 제대로 버틴 적이 없었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이 엔저와 관련한 환율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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