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42년전 결혼해 31년간을 처자식을 버리고 21년간 예전 애인과 살아온 남자에게 이혼을 허락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혼인 관계가 사실상 파탄났지만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적용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는 A(70) 씨가 부인 B(67) 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혼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원래 장래를 약속한 애인 C 씨가 있었지만 그가 출산을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결혼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종갓집 종손이었기 때문이다. A 씨는 B 씨와 결혼해 3남매를 봤지만 외도와 외박을 거듭한 끝에 1984년 결국 별거를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C 씨와 함께 고향에 내려가 부부처럼 살기 시작했다.
A 씨는 세자녀에게 아무런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았다. B 씨는 일하면서 자녀를 키웠고 시부모 봉양에 시증조부 제사까지 지냈다. 종갓집 맏며느리였기 때문이다.
쟁점은 이런 책임에도 A 씨만 원하는 이혼을 허용할지였다. 법원은 원칙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1심은 A 씨의 유책성도 세월이 흘러 약해졌다면서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판결을 뒤집어 이혼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B씨가 오직 오기나 보복의 감정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2심 판결 이후 판례 변경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예외기준이 확대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A 씨가 여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A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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