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OECD 2위… 행위는 평균 못미쳐

#100만원을 연이율 2%의 저축성예금에 저축한 후 추가적인 입금과 출금이 없다면 1년 뒤 동 계좌에는 몇 만원이 남아 있겠습니까? 초등학교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간단한 질문이다. 정답은 원금과 이자를 합치면 102만원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 간단한 질문에 답을 못하는 금융문맹이 꽤나 많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질문에 대한 정답률은 68.4%에 불과하다. 국민 10명 중 4명은 초등학생 보다 못한 금융지식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지역별로는 충청도의 경우 정답률이 평균에도 못미치는 65.5%에 그쳤다. 반면 전라도에선 71.8%가 정답을 맞췄다.

금융이해력 꼴지는 충청도?=금융을 잘 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의 금융이해력 수준은 의외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율 계산은 물론 원금보장,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조차 모르는 이들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특히 지역별로는 경상북도와 충청도의 경우 금융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금융이해력도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작년 8월부터 12춸까지 성인남녀 24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 금융이해력이 76.2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도 역시 71.2점으로 상당한 금융이해력을 갖고 있으며, 강원도가 67.6점으로 3위에 올랐다.

반면 경상남도, 경상북도, 충청도는 한국인의 금융이해력 평균(66.5점)에도 못미치고 있다.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각각 66.0점, 65.2점으로 조사됐으며, 충청도는 62.9점에 불과했다.

이처럼 지역별로 금융이해력 편차가 큰 것은 금융교육 유무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제주도의 경우 금융교육 비율은 4.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충청도는 2.5%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경제활동이 왕성한 40대가 71.3점으로 금융이해력 수준이 가장 높은 반면, 청년층인 20대(60.3점)는 미래 대비 재무설계 등의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령자(58.1점)는 복리계산, 화폐의 시간가치 등 수리적 금융지식이 부족해 이해력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탈북민과 다문화가족 등이 일반 성인보다 금융이해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들의 금융이해도는 각각 49.1점, 51.1점에 불과하다. 특히 이들은 금융생활의 기초가 되는 예금, 보험 등의 금융상품 인지도 및 보유정도가 일반 성인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생명보험 보유율은 각각 28.9%, 24.6%로 일반 성인(50.5%)에 크게 못미쳤다.

지식은 많지만 금융습관은 문맹?=금감원에 따르면 OECD 기준에 따라 측정한 한국인의 금융이해력은 22점 만점에 14.9점으로 2012년에 측정한 14개국(평균 13.9점) 중 2위다. 수치상으론 한국인의 금융이해력이 상당한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금융지식에 한정된다고 한다. 금융지식은 최고 수준이지만, 금융행위와 금융태도는 각각 5.1점, 3.2점으로 OECD 평균(5.3점, 3.3점)에도 못미친다.

가령 ‘평상시 나의 재무상황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는 편이다’의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한 이는 52.0%에 불과했다. 특히 ‘금융상품 선택시 다른 회사 상품과 비교한다’는 이는 23.7%에 그쳤다. 미래를 대비한 재무설계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고, 금융상품 선택시 금융회사의 마케팅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다.

한석희ㆍ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