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세계적인 기술 창업 지역으로 급부상한 중국 북경의 중관촌, 중국 최고의 제조업 창업 중심지 심천의 사례를 통해 창업 인력에 대한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4년제 대학 졸업자의 25% 가량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등 창업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찾고 있는 우리나라 청년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김영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보고서 ‘중국의 기술 창업 활성화와 그 시사점’을 보면 중국은 북경 중관촌, 심천 지역을 중심으로 창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북경의 중관촌의 경우 관리 기관, 창업지원기관, 창업 인큐베이션센터, 협력대학과 연구소, 국내외 유수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적인 기술 창업 지역으로 부상했다. 특히 인재 유치 정책으로 중관촌 입주 기업의 임직원 평균 나이는 33세, 석ㆍ박사 인력이 20만명 이상일 정도로 젊고 고학력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책도 한몫 했다. 정부는 첨단과학기술을 보유한 대졸자에게 북경 거류증과 의료보험, 주거지원 등을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거 지원의 경우 일반 임대료의 20~30% 정도만 내고 살 수 있는 임대 아파트를 제공하고 있다.

심천 지역도 창업에 필요한 모든 자원이 집적돼 있는 중국 최고의 제조업 창업 중심지다. 인구 1000명당 기업이 73.9개, 인구 8.5명당 창업 주체가 1명꼴로 창업도시라 불리운다. 풍부한 기술 인력과 함께 공장, 부품 공급상, 유통시스템 등 제조업의 전후방 공급망이 잘 발달돼 있는데다 수많은 금융, 투자기관과 전문 창업 인큐베이터들이 모여 있어 효율성 높은 제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켜 창업가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

중국 정부는 심천을 창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실시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 최초로 사업자 등록제도를 통합하고, 최저 자본금 제도를 철폐해 창업과 관련한 제도적 문턱을 낮췄다. 올해도 창업촉진정책을 실시해 창업 자금과 창업 임대료 등을 적극 지원하고, 창업자에게 월세 아파트, 창업 공간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창업 자금이 주로 개인 신용대출이나 연대보증을 통해 조달돼 한 번 실패하면 재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해 있어 창업 기업을 위한 다양한 투자금 조달 경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창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기를 수 있도록 경험 위주의 실전 창업 교육을 위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고, 초ㆍ중등 때부터 체계적인 기업가정신 등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 대학의 창업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소정의 투자금을 받아 창업을 해 보는 경험 위주로 이루어져 청년 창업 인력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며 “우수한 한국 청년 인력이 아이디어만으로도 창업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