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티=김효태 칼럼니스트]교과서 국정화의 정치적 이슈는 결국 필자의 예상대로 됐다. 국민들 입장에서 교과서 국정화는 정당의 지지나 선호와는 별개의 문제였으며, 찬반 의견을 이념적 접근에 의해서 판단하지 않았다. 또한 이 문제를 가지고 정부여당의 실기와 무능을 심판하려 하는 것도 아니다. 정책 하나에 대한 개별적인 찬반 의사일 뿐이었다.교과서 국정화의 반대가 찬성에 비해서 매우 높음에도 야당의 지지율은 떨어졌고 야권 지지층은 결집되지 못했다. 반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올라갔고 보수 지지층은 결집했다. 이슈가 시작될 즈음,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작부터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었다.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야당 지도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보다.국민들이 정부여당의 특정한 어느 정책에 대해 반대를 하면서 그런 반대를 통해 야권을 지지하거나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까지 하려 한다면, 그 이슈는 경제나 민생과 관련한 사항이지 이념적 이슈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의 야당은 아직도 이념과 정치적 신념을 신봉하고 그에 따라서 행동하고 있다. 야권의 전략 부재가 심각하다. 일반 국민(대중)과의 소통도 부족하고 공감능력도 떨어진다. 경제와 민생에 대한 철학도 빈약하고 그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 전혀 돼있지 못하다. 새정치연합과 친노로 일컬어지는 야당 주류들이 무능하다는 얘기를 듣는 결정적 요소들이다. 우스개 얘기로 표현하자면 나쁜 사람들과 바보들의 싸움에서 매번 나쁜 사람들이 이기고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나쁜 사람은 바보보다는 영리하기 때문이다.정부여당은 자신들의 국정운영 무능과 기득권을 가리기 위해서 야권에게 이념적 문제를 던져줬고, 야권은 여지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렇게 정부여당이 던져주는 이념 프레임 안에서, 야권은 자신만이 옳고 우월하다며 자기들의 얘기만 했다. 이런 야권의 말과 행동은 점점 더 일반 국민(대중)들과 멀어지게 해줬다. 정부여당은 영악했고, 야권은 정부여당을 넘어설 수 없는 무능한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야권은 이념적 문제로 이슈를 삼으려 한다면 또다시 패할 것이다. 또다시 정도가 아니라 계속 패할 것이다. 이는 현재의 정부여당 및 보수 진영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그 사례가 2011년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일 것이다. 당시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을 이념적으로 접근하며 극단적 대립을 하는 자충수 끝에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이미 무상급식은 국민들에게서 필요하다고 판정을 받았으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야당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던 2010년 지방선거 때, 빅 이슈가 됐던 무상급식은 지금의 야권이 두고두고 교훈삼아야 한다. 굳이 이념적 가름으로 나눠본다면 무상급식은 좌파적 정책이기는 하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무상급식은 이념적 문제가 아니라 생활과 가정경제, 그리고 우리 아이들 먹거리와 관련된 현실적 문제였다. 그랬기에 무상급식 이슈는 성공한 것이다.교과서 국정화를 무리하게 정치적 이슈로 삼으며 총선까지 연계를 해보려했던 야당 정치인들의 생각은 참으로 어리석었다. 그렇다면 새정치연합이 이를 극복하고 앞으로 다가올 두 번의 큰 선거를 이기려면 어찌해야 할까? 분명한 점은 새정치연합 당내 혁신이나 통합선대위 정도로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능의 반복을 보여준 새정치연합이 선거를 위해서 일시적으로 갈등을 봉합하자는 얘기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합선대위는 친노 계파가 장악한 당권과 공천권을 각 계파가 ‘n분의 1’로 나눠먹자는 얘기일 뿐이다.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까지 완패가 거의 확실해 보이니, 이제라도 당권을 계파가 나눠서 행사하고 대충 통합하는 듯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선거용 체제로 돌아서자는 것뿐이다. 일단 눈앞에 급한 선거는 어떻게든 돌려막아보자는 것이다.호남 민심이 드디어 수도권으로 올라왔다. 호남은 언제나 야권 동력 종심의 시작이었다. 호남 민심 변화는 이미 작년부터 시작됐는데 새정치연합은 여태 모른척하다가 뒤늦게 급해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호남민심이 괘씸했는지 천정배 의원 지역구에 송영길 전 인천시장을 맞상대로 띄우고 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이다. 호남과 호남민심을 여전히 자신들 손 안에서 휘둘러보겠다는 것이다. 호남은 자신들에게 표나 주면 된다는 인식이 여전한 것이다.지금 새정치연합은 리모델링 정도로는 반전할 수 없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처럼 철거 후 새로운 설계에 의한 ‘Restart’가 필요하다. 지금 새정치연합의 기본 골조로는 아무리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고 입주자를 새로 구한다고 해도 승리하기가 힘들다. 요즘 거론되는 통합선대위는 대충 리모델링만 하고 지금 위기를 얼렁뚱땅 넘어가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해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이념과 정치적 신념만을 우선하는 운동권적 생각을 갖고 있는 세력이 주류가 되고 그래서 또다시 무능의 반복이 될 텐데, 아무리 이름(당명) 바꾸고 새롭게 선대위 꾸리고 통합을 한들 기존에 새정치연합과 뭐가 다를지 한숨만 나온다. 지금 야권의 문제는 리모델링 정도로 해결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런 저런 세력이 대충 합해 통합을 한다고 해봐야 2012년 시리즈의 반복일 뿐이다. 즉, 통합도 해결책이 아니다.야권은 지금의 골조를 스스로 철거하고 새로운 계획으로 재건축을 해야 한다. 직접 철거를 못한다면 지진처럼 외부의 힘을 통해서라도 억지로 무너뜨리고 다시 지어야만 한다. 장담하건데 지금의 골조로는 총선은 물론 대선 승리도 어렵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득권과 구태를 해체하고 새로 지어야 한다. 정부여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하는 참여정부의 약점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매번 흔들리고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야권의 기본 골조로는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정치·선거 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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