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권력엘리트 지형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북한은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을 발표하면서 최룡해 당비서와 오일정 당 군사부장을 배제했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빨치산 동료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최룡해와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오일정은 북한에서 ‘백두혈통’에 다음 가는 ‘빨치산 혈통’의 대표주자들이다.

최룡해와 오일정은 지난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리부상으로 40여일간 잠행 끝에 공개활동을 재개할 때 핵심측근으로 부각됐던 터라 이번 장의위원회 위원 배제가 빨치산 2세대의 몰락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특히 최룡해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2인자 위상을 유지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신병이상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대내외적으로 리영호 군 총참모장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그리고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숙청과 비슷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은 최룡해 등의 장의위원회 위원 탈락을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의 숙청여부는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룡해는 지난 9월 중국 항일전쟁승리 70주년 기념 전승절과 열병식에 북한을 대표해 참석했으며, 지난달 31일 노동신문에 게재된 ‘주체혁명의 새 시대를 빛내일 역사적인 대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내년 5월 예정된 제7차 당대회와 관련,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 위업 계승의 확고부동성을 힘 있게 과시하는 역사적인 대회합”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룡해의 숙청여부와 별개로 리을설 장의위원회 위원 누락 자체가 북한의 권력갈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최룡해의 경우 문책, 견제, 숙청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며 “숙청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최소한 북한 내부 권력투쟁으로 인한 갈등 등 정치적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최룡해의 이름이 10월말까지 노동신문에 나온 것을 고려할 때 11월초 들어와 비리나 불경죄 등 매우 심각한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룡해와 오일정의 해임을 계기로 북한 지도부 내에서 항일빨치산 2세 그룹의 영향력이 급격히 쇠퇴하고 김정은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이 발표한 리을설 장의위원회 명단에 따르면, 오일정 당 군사부장 후임으로는 인민군 장성인 리영래가 발탁되고 한광복 당 과학교육부장은 최상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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