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뺏고 빼앗는다. 일요일 밤의 시청률 경쟁이다. 매주 일요일 저녁 8시 45분 시작되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시작으로 약 35분 뒤 시작하는 KBS 2TV ‘개그콘서트’, 밤 10시 시작하는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의 시청률 변화가 이젠 규칙적으로 자리잡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방송된 세 프로그램은 가장 먼저 시작한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전국 6.4%, 수도권 7.1%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개그콘서트’가 전국 10.6%, 수도권 11.8%를 기록했다. ‘내 딸 금사월’이 23.4%를 기록했다.

전체 시청률과는 별개로 ‘웃찾사’와 ‘개그콘서트’의 코너별 시청률을 살펴보면 프로그램 한 편의 시청률 변동 추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오후 8시 45분 시작하는 ‘웃찾사’는 ‘윤화는 일곱살’ 코너로 문을 열어 ‘내 친구는 대통령’으로 오후 9시 52분에 끝을 맺는다. 4.5%로 시작해 5.7%로 막을 내린 것으로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파악됐다.

첫 코너 시작 이후 ‘웃찾산’는 서서히 시청률이 오르다 ‘기묘한 이야기’(6.2%)에 6%대를 찍고, 백주부 TV에서 8.8%로 정점을 찍어 ‘남자끼리’까지 그 시청률이 이어진다. ‘백주부TV’가 오후 9시 9분에 시작하고, ‘남자끼리’가 15분에 시작해 5분간 전파를 탄 뒤 9시 20분에 끝이 난다. 이후 오후 9시 20분 시작하는 ‘불편한 복남씨’는 8.1%를 기록하며 25분에 끝이 난다. ‘개그콘서트’의 시작 시간과 맞물리는 시점이다.

‘개그콘서트’가 시작하면 ‘웃찾사’는 서서히 시청률 하향세를 보인다. ‘불편한 복남씨’ 이후 방송된 ‘너무큰대’가 7.1%, ‘뿌리없는 나무’가 6.6%‘로 떨어진다. ’부담스런 거래‘와 ’역사속 그날‘이 다시 반등세를 보여 각각 6.9%, 7.1%를 기록했다.

’웃찾사‘의 코너별 시청률이 1%가 하락한 ’너무큰대‘가 방영될 때, ’개콘‘에선 첫 코너인 ’호불호‘(7.1%)가 시작한다. 이후 ’진지록‘(7.7%)을 거쳐 ’우주라이크‘(9.0%)에서 9%대로 상승한다. ’웃찾사‘의 ’뿌리 없는 나무‘와 1분 차이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두 프로그램이 맞붙은 시간대의 코너별 숫자 변화는 시청자 나눠가지기 정도에 불과하다.

’개콘‘의 코너별 시청률 훌쩍 뛰어오를 때는 ’웃찾사‘의 마지막 코너인 ’내친구는 대통령‘이 끝나갈 기미를 보이는 타이밍이다. 이 코너는 9시 47분 시작해 52분에 끝이 나는데, 그 중간쯤인 9시49분 ’개콘‘에선 ’베테랑‘이 시작해 13.4%의 시청률을 기록한다. 바로 직전 코너인 ’301302‘보다 2.5%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그 사이 ’웃찾사‘가 끝이 나고, 9시 55분 이어지는 ’개콘‘의 ’유전자‘는 프로그램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게 된다. 17.3%의 시록이다.

하지만 연이어 따라오는 MBC 인기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이 ’유전자‘ 코너가 끝나며 동시에 시작하기에 ’개콘‘의 시청률은 다시 하향세를 보인다. ’유전자‘ 다음 코너인 ’블랙스네이크‘가 14.2%를 기록하다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고, ’나는 킬러다‘가 9.9%, 그 뒤 이어진 ’고집불통‘이 이날 시청률에선 소폭 상승한 10.1%를 보였으나 마지막 코너인 ’민상토론‘은 다시 9.4%로 끝을 맺는다.

최근 ’개그콘서트‘는 꾸준히 새코너 수혈하는가 하면 새얼굴 발굴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반응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신구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코너의 발굴과 세대교체가 급선무로 보인다.

이와는 별개로 시청률 패턴이 고착된 현상황을 보면 ’개그콘서트‘는 초반엔 똑같은 형식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후반에 탄탄한 주부 시청자를 등에 업은 주말드라마의 공세 사이에 끼어있는 불리한 환경이 됐다. ‘웃찾사’ 편성 변경 이전이었던 지난해만 해도 ‘개콘’의 코너 ‘억수르’는 최고 시청률 20%를 넘겼다. 당시 MBC에서 오후 9시대에 ‘왔다 장보리’가 방송됐으며, ‘억수르’는 드라마가 끝나는 시간과 맞물려 전파를 타 드라마 종영 이후 2분간 코너가 더 이어졌다. 과거 “한주를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일요일밤을 독식하는 고정된 시청패턴을 만들었던 ‘개콘’의 현재는 코미디와 드라마의 쌍방공세에 밀려버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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