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방위사업청이 ‘소해함 2차 사업’으로 630억원을 날릴 위기에 몰린 건 자격이 한참 모자란 업체와의 계약 때문이다.
방사청이 해외업체 2곳으로부터 도입키로 했던 가변심도음탐기ㆍ기계식 소해장비ㆍ복합식 소해장비 등 3종의 계약액은 최근 환율로 808억원(7147만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업체에 대한 사전 파악부터가 부실했다.
2010년 계약 당시 한 업체는 한해 매출액이 50억원대에 불과하고 실제 장비 제작능력도 없는 영세업체였다.
그런데도 방사청은 장비 제조시설이나 실적에 대한 확인도 없이 입찰자격을 줬고 허위로 제작사증명서를 제출한 것을 확인하고도 계약을 체결했다.
방사청은 도입키로 한 소해장비 3종이 아직 개발 중이라는 이유로 장비를 납품하기 전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업체와 약정했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 관련 담당자들은 성능 입증자료도 제출되지 않은 장비가 평가기준에 충족하는 것처럼 기종결정안을 작성해줬다.
당시 담당자 중 한명은 장비납품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해당업체로부터 16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적발되기도 했다.
대금으로 820억원(7253만 달러)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납품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방사청은 장비를 인도 받고 성능이 기준에 충족하는지 확인한 후 대금을 지급하고 인도가 지연될 경우 지체보상금을 부과하도록 납품업체와 계약했다. 하지만 방사청 담당자는 납품 품목에 대한 확인도 안 하고 ‘대금 입금이 중단될 경우 모든 공정을 중단할 예정’이라는 업체의 말만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비 납품 과정에 대한 관리도 허술했다.
방사청은 구매하기로 한 소해장비가 연구개발 중이라는 이유로 서류제출 만으로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 방사청은 또 계약업체와 제작현장 실사를 통해 이를 보완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방사청 담당자는 평가항목이나 절차도 확인하지 않았으며, 4회에 걸쳐 미국을 방문했지만 제작현장은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출장결과 보고서의 공정률은 계약업체가 제시한 수치로 채웠다.
장비 도입 과정의 어처구니 없는 실책으로 인해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것은 우리 국방전력이다.
방사청은 지난해말 소해함의 음탐기 계약을 해제하고 신규 구매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소해장비 2종에 대해서도 성능이 보장되는 장비를 확보할 때까지 전력화를 연기키로 했다. 감사원 보고서에선 최소 3년 이상 전력화가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외부 군사전문가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금품 수수 같은 개인적인 일탈은 불가항력이라 치더라도 장비의 적정한 가격이나 성능을 담보할 수 있는 면밀한 계약이 없다면 국방예산 낭비는 계속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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