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2017년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존치론과 폐지론 간 대립이 격화됨에 따라, 법과대학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상생할 수 있는 ‘제3의 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사단법인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 인천대 교수)가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와 공동으로 지난 2일 ‘법학교육의 상생 발전과 법조인 양성제도의 개혁’을 주제로 개최한 국회 토론회의 내용이 눈길을 끈다.

우선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법학교육의 현실과 발전방향’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선 남선모 세명대 법학과 교수는 법학교육의 실질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남 교수는 최근 잇달아 제기된 로스쿨 출신 국회의원 자제들의 취업 청탁 의혹을 문제라고 지적하고 “일부 특정 지위의 자녀에 대한 로스쿨 졸업 후의 특혜조치에 대해서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으로는 변호사시험 성적이나 등수 등 객관적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현대판 음서제’라는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특히 2009년 이후 로스쿨을 도입한 대학들이 법학과를 폐지한 후 이름만 바꾼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한 것을 두고 ‘무늬 세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손해배상청구 대상으로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행 로스쿨 제도 체제 하에선 법과대학의 교육이 고사되고 있고 로스쿨 교육의 질도 하향 평준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서, 일본처럼 로스쿨에서 법학사는 2년, 비법학사는 3년으로 나눠 교육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최병문 상지대 법학부 교수는 로스쿨 폐해의 개선방안으로 로스쿨법을 개정해 입학과정에서 법학지식을 평가요소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다른 전형요소와 함께 헌법, 민법, 형법 정도의 기본법에 관한 지식을 평가하면 로스쿨 이론ㆍ실무 교육이 훨씬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교수는 이와 함께 변호사시험의 난이도가 너무 낮거나 합격률이 지나치게 높아 시험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면서 출제와 채점이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우리나라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최근 60%대인 데 반해, 우리와 유사한 로스쿨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합격률은 20%대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국가와 변호사협회가 사법관과 변호사를 각각 선발하는 이원적 법조인 양성제도를 시행하는 프랑스처럼 로스쿨을 통해 1000명의 변호사를 뽑고 사법시험을 통해 500명의 사법관을 선발하자고 제안했다.

김동훈 국민대 법대 교수는 사법시험 존치를 전제로 법과대학과 로스쿨의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김 교수는 우선 “미국식 로스쿨을 이식한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게 미국식으로 비법학전공자만을 대상으로 선발해 전공의 특색을 살린 각 분야의 법률전문가를 양성하자”고 주장했다. 짧은 교육과정으로 인한 법학지식 부족 문제는 지금보다 변호사 연수교육을 대폭 강화해 보완하자고 했다.

김 교수는 법학 학부과정을 이미 완료한 법과대학 학생들이 로스쿨에서 비슷한 법학교육을 받는 것은 ‘복습’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고,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출신과 사법시험 변호사가 나란히 법률시장에 배출돼 서로 경쟁적이고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법과대학은 법학이라는 학문의 요람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 변호사(대한변협 기획이사)는 로스쿨 제도 도입에 실패한 독일 사례를 소개한 뒤 로스쿨 존속을 위해서는 사법시험 수준의 투명성과 공정성, 로펌에서의 공개경쟁 채용제도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재의 불투명한 로스쿨 시스템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집단은 소위 ‘금수저’가 아닌 일반 로스쿨생이라면서 “로스쿨생들 또한 로스쿨 체제에 대한 비판을 학생 개개인에 대한 비난과 착각하는 상태에서 조속히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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