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연말에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야 당연시 되고 있죠.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 때 또 얘기가 나온다는 게 더 큰 문제죠”
카드사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라는 국회의 거센 압박이 이번 한차례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여기에다 금리 인하에 맞게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같은 금융상품의 금리도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면서 카드사의 두 수익원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맹점 수수료 조정 이번이 끝 아니다=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2월까지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카드업계는 수수료율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들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에 해당하는 적격비용을 재산정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적격비용 산정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달 말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적격비용은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 공통 마케팅비, 거래승인·매입정산비용 등이 포함된다.
아직 논의 중이지만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0.5%포인트 가량 인하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 기준이 완화돼 연매출 2억원과 3억원 이하에서 각각 3억원과 5억원 이하로 확대되고, 수수료율은 1.5%와 2.0%에서 각각 1.0%와 1.5%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대로 적용될 경우 카드업계의 연간 수익은 5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데 카드사들의 걱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은 3년마다 한번 돌아오지만 과연 이번 한번에 그칠까라는 생각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업자와 관련돼 있고 가장 말하기 편하다 보니 카드 수수료 문제는 정치 이슈에 등장하는 단골메뉴다“면서 ”비록 3년마다 한번씩 수수료를 재산성한다고 하지만 법이야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카드수수료 문제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업이 본업이고, 금융상품에 대한 인식도 안 좋다보니 가맹점 수수료가 줄게되면 수익에 큰 타격을 받게될 것”이라면서 “한번 인하된 수수료를 다시 올리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조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의 매출비율은 약 7대3, 수익비율은 6대4 가량이다.
▶금융상품 금리 인하로 수익 감소 불가피=기준금리는 내렸는데 카드사의 금융상품 금리는 왜 내리지 않느냐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최근 카드업계가 잇따라 금리 인하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이달부터 카드론 금리를 연 6.3~24.9%에서 6.3~24.7%로 조정한데 이어 내달부터는 현금서비스 최고금리를 연 6.44~26.94%에서 6.14~26.64%로 인하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도 오는 31일부터 카드론 수수료율을 연 6.50~25.80%에서 5.90~24.80%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연 6.50~27.4%에서 6.40~27.0%로, 리볼빙결제 수수료율을 연 5.80~24.90%에서 5.80~24.45%로 인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롯데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도 인하 또는 인하 계획을 밝힌 상태다.
카드 업계는 “은행에 비해 신용도가 낮은 소비자들이 카드대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금리를 낮췄다”고 하지만 뒤로는 다른 말을 삼키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돈을 빌려올 때에는 회사채를 통해 조달하는데 채권 특성상 장기적으로 빌리게 된다”면서 “카드사에서 자금을 빌려올 때의 금리는 지금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하됐다고 해서 당장 금리를 낮추기는 어렵다”면서 금리인하에 즉시 연동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연 15~20%의 고금리 대출상품으로 1년에 2조원 넘게 수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논리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카드사들은 수익 감소를 방어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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