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트위터 등 ‘감정분석 SW’도입 관심주제 살펴 조직몰입도 측정 신규채용보다 ‘인력지키기’중요시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은 조직의 건강함을 측정하기 위해 매해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전직원 10만6000명에게 인텔에서 근무하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지, 향후 5년 뒤에도 이 회사에 계속 다닐지 등을 묻는다.
그런데 답변에는 ‘제약’이 없다. 답변 가짓수만 5만건이 넘는다. 이를 일일이 읽어볼 수 없던 인텔 인사담당은 텍스트에서 감정을 해독해주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 그 결과 지난 6월에 공표했던 ‘비인기 직무에 대한 포상금 2배 계획’에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회사의 취지와는 달리 ‘차별 우려’, 나아가 ‘실직 공포’까지 직원들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미국 기업들이 사내 소통 강화를 위해 일명 ‘감정 분석’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있는 현황을 소개했다.
소프트웨어회사 칸조야 등이 개발한 이런 감정 분석 소프트웨어는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된 글이나 주관형 설문조사에 응답하는 수많은 글의 바탕에 깔린 감정을 분석한다.
트위터는 올해부터 이런 도구를 적용해,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직원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과거 객관식 설문조사로는 중립적 견해만 나올 뿐 직원들의 속내까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IBM은 일찌감치 수년전 사내 소셜네트워크에 올라오는 직원 글을 분석하는 ‘엔터프라이즈 소셜 플러스’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직원들이 자주, 무게를 두는 주제들을 살펴 직원의 감정을 파악했다.
인텔, 트위터, IBM 인사담당이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 성과에는 직원 신규 채용보다 현 구성원의 조직 몰입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구성원이 오롯이 현 직무와 회사에 열중하게 하려면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특히 창업과 이직이 잦은 IT요람 실리콘밸리에서 기업들은 인력 빼가기와 지키기 전쟁을 벌인다. 인텔, 트위터, IBM 처럼 주력 시장의 성숙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기업들은 인력 이탈 방지에 주력해야 할 입장이다.
실제 갤럽이 지난달 미국 직장인 692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현 직무에 열중해 몰입하고 있다는 직장인은 32%에 불과했다.
또 인력관리 컨설팅회사인 글로보포스가 지난 6월 발표한 조사에서도 기업 인사관리 책임자들은 직원 신규채용 보다 이직률에 더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관리 책임자 823명에게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가 무엇인지 물은 결과 ‘직원 보유와 이직률’ 응답률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성원의 조직 몰입도’(39%), 직원 퇴사나 인사이동에 따른 승계 계획(35%)이 뒤를 이었다. 신규채용(29%), 조직문화 관리(24%), 성과관리(22%), 직원만족(22%), 직원 불만 해소(14%) 등은 후순위였다.
지난 2012년, 2013년 조사에선 ‘조직 몰입도’와 ‘승계 계획’이 최우선시됐었다.
글로보포스는 올해 달라진 흐름에 대해 “인재 확보 전쟁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한지숙 기자/
=한지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