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폭스바겐 디젤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국내 경유차 관련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자동차 배출가스는 환경부, 연비와 안전성은 국토교통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여부에 따라 연비나 출력이 달라지는 문제도 환경부와 국토부가 따로따로 조사해야 하는 실정이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지만 이를 바로잡을 경우 연비나 출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폭스바겐이 국내 판매된 배출가스 조작 차량 약 12만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리콜이 실시되기가 어려운 이유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측이 기존 연비를 유지하면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작동하는 방안을 찾아야 리콜을 최종 승인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환경부는 폭스바겐 경유차의 배출가스 조작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자제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연비 관련 문제는 국토부 소관이다. 국토부는 환경부 조사 결과를 보고 연비와의 연계성을 분석해 과징금이나 보상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폭스바겐 경유차 문제는 배출가스와 연비 문제가 맞물려 있지만 이를 관할하는 부처가 제각각이다보니 조사 또한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서울환경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배기가스는 환경부, 연비는 국토부 등에서 관할하는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경유차에 대한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부는 경유차 관련 정책을 일원화하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배출가스, 연비와 안정성 분야는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라 소관 부처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로서는 경유차의 특성상 연비 성능이 올라가면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도 늘어나는 문제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폭스바겐에서도 배출가스 조작을 바로잡을 경우 연비나 출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환경부는 배출가스 조작 여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고, 연비를 재검증하는 것은 국토부 소관이라 최종 리콜이나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까지 시간이 걸리는 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