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게 만들어 기업들의 빚을 줄이려했던 중국이 이번엔 빚으로 빚을 내 빚을 갚는 ‘채권버블’을 일으키고 있다. 마치 2008년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조사분석회사 윈드인포(Wind info)를 인용, 3분기 중국의 환매조건부채권(repo) 규모가 155.8조 위안(24조6480억 달러)으로 2분기말 대비 13%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환매조건부채권은 기관투자자들이 채권을 담보로 단기현금을 빌리는 방식의 차입이다.

심지어 기관투자자들은 환매조건부채권으로 빌린 돈으로 다시 채권을 사고 있다. 이처럼 빚으로 빚을 사고, 빚으로 빚을 사는 차입투자가 계속되다 보니 채권가격은 상승, 즉 채권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와 중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와의 금리차(spread)가 좁아지고 있다. 회사채-국채 스프레드는 좁을 수록 기업들이 우량해진다는 뜻이다. AAA- 등급 회사채와 국채간 스프레드는 최근 0.8~1%포인트 가량이다. 지난 해 이 수치가 2%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좁혀진 셈이다. 빚으로 빚을 내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나아진다는 것은 상식 밖의 현상이다.

문제는 만약 채권금리가 올라 담보가치가 하락하면 채권보유자가 이를 처분하게 되고, 이는 연쇄적인 채권 매도와 가치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주식담보 대출을 갚기 위해 주식을 팔면 주가도 떨어져 담보가치는 더 떨어지는 구조와 같다.

영국의 홍콩상하이은행(HSBC) 중국시장 분석 책임자인 지밍장은 “중국에서는 신용위험이 제대로 금리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면서 “해외에서 중국 기업들은 국내에서 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문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는 중앙은행인 런민은행(人民銀行)이 시중은행의 대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