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월대비 0.2% 첫 하락 유가 하락·농산물값 안정 여파 문제는 경기위축 따른 수요부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올들어 처음으로 전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한 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이후 10개월째 0%대를 지속해 경기침체 속의 물가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물가가 낮은 상태를 지속한 것은 작년말 이후 나타난 유가하락에다 올 여름 이후 가뭄의 여파로 큰폭 오름세를 보였던 농산물가격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근저에는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이 자리잡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월대비 0.2% 하락했고, 전년 동월대비로는 0.6% 오르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하락세를 보인 것은 작년 11월 이후 11개월만에 처음이다.

전월대비 물가변동은 날씨나 농산물 가격 또는 유가 변동 등에 따라 진폭이 심하기 때문에 물가 추세를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올들어 전년 동월대비 물가가 0%대를 지속한 가운데 전월대비 물가가 처음 하락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주요 부문별 물가 동향을 보면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 지수가 전월에 비해 1.6% 하락해 물가 상승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신선식품 지수의 전년 동월대비 상승률도 6월과 7월의 6~6.1%, 8월의 4%에서 9월에는 0.7%로 크게 떨어졌다.

농축수산물은 전월대비 0.5% 하락했고, 전년 동월대비로는 1.7% 상승했다. 품목별로 전년 동월대비 변동을 보면 한우가 9.8%, 돼지고기가 4.9% 오르는 등 육류가 비교적 높은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양파(84.7%), 파(36.2%), 마늘(30.2%)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반면 배추가 16.4% 하락한 것을 비롯해 당근(-36.1%), 풋고추(-30.4%), 피망(-31.1%) 등이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공업제품도 유가 하락에다 소비촉진을 위한 의류ㆍ생활용품 등 일반 상품과 내구재 세일로 전월대비 0.5%, 전년 동월대비 0.4% 하락했다. 한동안 내림세를 보였던 전기ㆍ수도ㆍ가스는 전월대비 1.6% 상승한 반면 전년 동월대비로는 9.9%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하락한 반면 전년동월대비로는 2.0%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됐다. 전년 동월대비 변동폭을 보면 전세(3.9%)와 월세(0.3%) 등 집세가 2.7% 올라 서민부담이 가중됐고, 공공 및 개인서비스도 각각 1.9% 및 1.8% 올랐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1% 상승해 9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ㆍ에너지제외지수도 1년 전보다 2.5% 상승해 역시 9개월째 2%대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저유가 등 공급측 요인이 9월 소비자물가 흐름을 주도했다며 “개별소비세 인하와 코리아 그랜드세일, 추석 성수품 확대공급 등으로 내구재와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의 가격이 안정되며 서민체감물가와 소비활성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이어 “소비자물가는 연말로 갈수록 유가의 기저효과 축소와 실물경제 개선 등으로 하방요인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