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의 전반전 종료. 그간 여야는 목이 터져라 ‘민생국감’, ‘4생(生)국감(안정민생ㆍ경제회생ㆍ노사상생ㆍ민족공생)’을 외쳤지만, 이번에도 실패한 모양새입니다.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성문 읽기’에 돌입했기 때문입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번 국감의 특징은 적반하장, 오만방자, 일방통행, 유유상종, 고군분투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여 일간 국감을 거친 소회를 이같이 표현한 데는 이번 국감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5일 경기방송 라디오에 출연, 전반기 국감이 끝난 소감에 대해 “현재까지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시켜 드린 점에 대해서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국감 파행 등 ‘부실 국감’으로 전락한 이유를 놓고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반기 국감이 막을 내린 23일 “새정치연합은 5대 국감 구태 의원들이 있다”며 “첫째 악의적 허위폭로 의원, 둘째 기본적 사실관계 오류 의원, 셋째 국감과 무관한 황당 질의 의원, 넷째 인신공격ㆍ모욕주기 막말 백태 의원, 다섯째 국감기관 중에도 버리지 못한 갑질ㆍ딴짓ㆍ부실 질의 의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감이 본궤도에서 벗어난 이유로 야당 의원들을 저격하고 나선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응수했습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잘못을 바로잡자는 야당의 당연한 목소리를 정치공세라고 하면서 파행이나 일삼는 행위 때문에 야당까지 국민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여당 의원들께 진심으로 이 말씀 한마디 드리겠다. 제발 밥값들 좀 하자”고 되받아쳤습니다.

국감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데다가 ‘네 탓 공방’까지. 이런 여야의 행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졸속ㆍ부실ㆍ호통,ㆍ정쟁 등 오명에 가까운 평가에 더해 ‘국감무용론’까지 내놨습니다. 전국 27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증인과 참고인만 마구잡이로 불러낸 ‘형식적인 쭉정이 국감’이었다”며 “이를 성적으로 환산하면 D학점에 불과하다”고 혹평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여야는 이번 추석연휴를 통해 전열을 가다듬고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2차 국감에서는 같은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앞선 1차 국감을 되돌아볼 때, 여야가 소원한 ‘바람직한 국감’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게다가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챙기기에 몰두하고, 선거구 재획정이라는 대형 이슈의 등장으로 남은 국감에 대한 집중도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앞서 여야는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을 놓고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감 시작에 앞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국감”을,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민생 국감”을 언급했습니다. 708개의 피감기관, 4175명의 증인ㆍ참고인, 수만 장의 질의 자료.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국감이 소리만 요란한 맹탕 국감이라는 오명을 벗을 기회는 이제 다음 달,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는 점을 여야가 명심해야 할 땝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