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할 지역선거구 수를 244~249개 범위에서 정하기로 하자 농어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즉각 결정을 철회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획정위 안대로 지역구 의석수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농어촌 지역 의석수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농어촌ㆍ지방 주권 지키기 의원 모임’(이하 농어촌의원모임) 소속 여야 의원들은 21일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획정위가 제시한 기준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어촌 지방여야의원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어촌 지방여야의원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모임의 여당 간사인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회동에서 “선거구획정위가 발표한 지역구 의석수는 농어촌ㆍ지방 국회의원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며 “즉각 철회하고 새로운 수정안 만들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여야 지도부에게 농어촌특별선거구 설치를 논의하고, 농어촌 의석수 유지를 위해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촉구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비례대표는 당 집권자의 전리품”이라면서 “전리품을 줄이고 국민의 의사에 따라 선출된 지역구 의원수 늘이는 게 정치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획정위 안에 우려를 표했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여서라도 농어촌 지역구 수 감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 결정은 존중돼야지만 인구 수에만 신경 쓰다 보면 인구가 적은 농어촌은 지역구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걱정 된다”며 “도시 면적의 수십배에 달하는 행정구역과 지역대표성 침해라는 또다른 위헌 소지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황 사무총장은 이어 “도농양극화 해소와 도농 균형발전을 위해 농어촌 지역을 무작정 소외시키고 축소해선 안 된다”며 “선거구획정위가 인구수뿐 아니라 주민생활권과 행정구역 등 다면적 검토를 통해 지역균형 발전과 대표성을 고려한 공정한 획정안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대로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3대1에서 2대1로 맞추게 되면 인구 기준(13만9473명) 미달로 통폐합 등을 해야 하는 선거구는 모두 26개다.

지역구 의석을 현행 246석으로 유지하면서 이 기준대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농어촌 지역 선거구는 9곳 안팎이 줄어들게 된다. 획정위가 제시한 최대치인 249석으로 계산해도 농어촌 의석 6석 안팎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선거구획정절차에 따르면 획정위가 선거(2016년 4월13일) 6개월 전인 10월13일까지 국회에 선거구 획정안을 제출하면, 정개특위는 여야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에 대한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이후 획정위가 재획정안을 보내면 이는 특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상정되며 국회는 본회의 수정 없이 ‘가’(可), ‘부’(否)만 결정하게 된다.

정개특위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이번주 안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선거구획정위가 제시한 획정 기준을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