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이전지역은 배후시설 거의없어 출퇴근 어려움·업무효율 저하 토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25% 이직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에 걸쳐 있는 충북혁신도시는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0km가량 떨어져 있다. 혁신도시 10곳 가운데 수도권에서 가장 가깝다. 정부세종청사에서 60km가량 거리다.
북쪽에 평택제천고속도로, 동쪽에 중부내륙고속도로, 서쪽엔 중부고속도로가 있어 자가 운전을 통한 접근성은 뛰어나다. 그러나 서울이나 세종, 대전 등에서 오가는 대중교통편은 썩 좋지 않다.
나주혁신도시나 경북 혁신도시 등 전국의 다른 혁신도시의 경우, KTX를 타면 수월하게 갈 수 있지만 충북 혁신도시에는 불가능하다. 철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 곳 이전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드물게 배후도시가 없는데다가 아직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되지 않아 교통편이 갖춰질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이곳에 이전된 공공기관 직원들은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해당기관들이 운영하는 출퇴근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소비자원, 국가기술표준원 등 7개 기관이 이전을 끝냈다.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모여 있는 곳은 왕복 6차로의 대로변 주변이었지만 오가는 자동차를 손을 꼽을 정도였다. 오후임에도 불구 보행자조차 드물었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부지에 ‘현위치 매매’, ‘파실분, 사실분 상담환영’ 등 공인중개사들의 광고 푯말만 유독 눈에 띄었다. 커피숍이나 음식점 등 도심의 편의시설이 들어서긴 하지만 아직 대형병원이나 마트, 영화관 등 긴요한 생활시설은 거의 없다.
이렇다보니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나홀로 이주 또는 출퇴근 비율(81.2%) 이 단연 1위다. 특히 이곳으로 이전한 법무연수원의 나홀로 이주 또는 출퇴근 비율은 91.3%다. 직원 대부분이 평균 1시간 이상을 출퇴근하다보니 업무 능률은 고사하고 회식 일정조차 잡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 곳에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측은 “무엇보다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안전이 가장 걱정된다”면서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서 직원들의 안전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진흥청과 국립농업과학원, 한국농수산대학 등 농업클러스터 구축 거점지역으로 조성된 전북혁신도시의 이전비율은 92.0%로, 전국 평균(75.0%)보다 월등히 높다. 부산과 함께 공동 1위다. 당연히 혁신도시 조성이후 인구 증가율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1만5300명이었던 인구가 올해만 2300명 이상 증가했다. 가구 수 증가율은 24.6%으로 현재 전북혁신도시에 거주하는 4가구 중 1가구는 올해 이사를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주이후 공공기관들은 직원 이탈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잇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경우 전북혁신도시 이전을 앞둔 2011~2013년 사이 45명이 떠났다. 전체 임직원의 25%선이 이직한 셈이다.
10명 이상의 직원이 이탈한 모 기관의 인사담당자는 “인재의 남방한계선이 세종ㆍ대전 등 충남권”이라며 “지방에서 일하느니 직장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게 요즘 사람들의 생각”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또 잦은 출장으로 인한 업무효율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관업무을 맡고 있는 대구혁신도시 이전 기관 한 차장은 “KTX를 타고 올라와 국회에 들렀다 산업부가 있는 세종시에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거리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업무의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조성이 완료되면 수도권 공공기관 비중은 종전 85%에서 35%로 감소하게 된다.
충북혁신도시 첫 입주기관인 가스안전공사 홍보담당자는 “충북 지역 채용목표제 시행, 서류심사 가점 부여, 특성화고 MOU 체결 등을 통한 지역 인재 육성 활성화에도 동참하고 있다”며 “농촌 고령자 가정의 가스레인지 교체, 지역생산 쌀 판매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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