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수용 기자]이머징마켓에 공포와 혼란을 몰고 올 것이란 논리로 미국 금리인상 반대론이 급부상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 금리인상 논란은 증시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FOMC 회의에 앞서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9월, 10월, 연내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국증시의 관망분위기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금리인상 단행 여부 및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은 일평균 7조4487억원으로, 지난 달 일평균 거래대금(9조160억원)에 비해 17.38% 감소했다. 7월 일평균 거래대금(11조1763억원)보다는 33.35% 줄었다. 지난 7일에는 증시 거래대금이 6조3000억원까지 내려가며 ‘7조원대 벽’마저 무너졌다.
최근 대외 악재들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FOMC가 오는 16~17일 예정된 가운데 투자자들의 눈치보기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내수ㆍ서비스 중심의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을 겪는 데다가 8년 만에 마무리되는 미국 통화완화 정책이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국내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달 5일부터 지난 8일까지 24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4조9387억원)하고 있다. 이는 역대 2번째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필라 고메즈 메사추세츠 펀드 서비스(MFS)자산운용 투자담당이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해 미국으로 투자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2013년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관련된 이슈가 나왔을때도 신흥국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는데 금리인상이 결정되기 전까지 상황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데이터로 보면 고용수치 등 미국의 기초여건이 긍정적으로 나오지만 소비가 약한 상황”이라며 “9월 내에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소비 부문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12월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미뤄지더라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9월 금리인상이 연기되더라도 12월 금리인상은 확정적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며 “금리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9월 FOMC는 금리인상 시점에 논란이 마무리되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