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이 8ㆍ25 고위당국자 접촉 합의 이행의 첫걸음을 뗐다. 남북은 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접촉에서 합의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열었다.
남북이 이번 실무접촉에서 첫 단추를 잘 꿴다면 당국회담과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 활성화 등 다른 8ㆍ25 합의 이행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남북이 이미 공감대를 형성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에서마저 불협화음을 노출한다면 8ㆍ25 합의 운명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남북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시기와 규모, 장소 등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논의한다.
남측에서는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 북측에서는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을 수석대표로 하는 각각 3명의 대표단이 나섰다.
이 위원은 이날 오전 판문점으로 출발하기 앞서 “모든 분의 기대와 염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소는 남북 모두 큰 이견이 없는 금강산면회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최근 상봉 때와 마찬가지로 남북 100명씩 200명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측은 이산가족의 고령화 등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200~300명선으로 가능한 규모를 확대하자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자체 행정절차와 준비기간, 비용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쟁점은 상봉 시기다. 남측은 추석 계기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변수는 북한의 다음달 10일 예정된 노동당 창건 70주년이다. 북한은 당 창건 70주년에 중요한 비중을 두고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이어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이후로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만에 하나 북한이 당 창건 70주년을 전후해 장거리로켓 발사 등 대형 도발을 감행한다면 이산가족 상봉행사 무산은 물론 남북관계가 다시 급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실무접촉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함께 이산가족 서신교환 및 화상상봉, 고향방문, 상봉행사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연내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확인 문제를 적극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한중 정상회담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외교’를 빌미로 이번 실무접촉에서 ‘몽니’를 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통일외교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북한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대북압박 공조를 통한 흡수통일 시도라는 의혹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북압박 공조로 북한을 고립 압살시키고 흡수통일하기 위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간주하고 모처럼 마련된 대화를 파탄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통일을 위해 관련국과의 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 당국간 직접대화”라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