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중 1대는 저화질, 내구연한 9년 안넘겨 교체도 불가능

초기 보급된 ‘저화질 CCTV(폐쇄회로카메라)’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야간에는 남녀 구분도 어려울 정도로 화질이 낮다. 그러나 교체주기가 도래하지 않은데다 CCTV 미설치 지역이 많아 당장 새 것으로 바꾸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는 총 2만2679개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이중 51.1%인 1만1596개는 카메라 화질이 100만 화소 미만으로 소위 ‘저화질’이다. 사실상 41만 화소급으로 서울 시내 CCTV 2개 중 1개는 저화질인 셈이다.

나머지는 100만 화소 이상으로 이중 7186개(전체 31.7%)는 200만 화소 이상 고화질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CC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양천구의 경우 총 1770개 중 68.3%인 1210개가 40만 화소급 CCTV다.

두번째로 CCTV가 많은 용산구는 총 1586개 중 1070개(67.5%)가 저화질이다.

저화질 CCTV 비율로 보면 서초구가 총 1563개 중 1338개로 85.6%를 차지한다. 반면 200만 화소 이상 고화질 CCTV 비율이 높은 곳은 종로구(85.7%ㆍ667개), 중랑구(83.8%ㆍ528개), 강북구(54.3%ㆍ266개) 순이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처음부터 저화질 CCTV를 보급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 이전 보급된 CCTV는 권고 기준이 40만 화소였다. 당시에는 동영상 촬영 CCTV가 40만 화소면 고화질에 속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40만 화소보다 높은 CCTV는 워낙 고가였고 대용량 영상을 저장할 공간과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 속도가 따라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CCTV 도입 초기 ‘실시간 감시’ 목적으로 보급됐다”면서 “지금처럼 범인의 인상착의를 파악하기 위해 동영상을 사진으로 캡처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동영상 촬영용 CCTV를 한 장면만 포착해 사진으로 뽑을 경우 일반 사진과 화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동영상 촬영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기존 CCTV가 휴대폰 카메라보다 못한 애물단지가 됐다. 결국 2013년부터 CCTV 화질 권고 기준이 100만 화소로 바뀌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기존 CCTV를 바꾸려고 해도 내구연한이 남아 있어 쉽게 바꾸지도 못한다. CCTV 법정 내구연한은 9년이다. 교체주기를 지키지 않으면 감사에서 예산 낭비로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별도로 CCTV 교체 예산은 편성하지 않고 있다. 대신 유지ㆍ보수 예산으로 집행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CCTV 미설치 지역이 신규 설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자치구별로 별도의 예산을 투입해 오래된 CCTV를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CCTV의 10% 가량을 100만 화소 이상 CCTV로 바꾸고 있다”면서 “CCTV 신규 설치 요구 지역이 많아 교체보다 신설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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