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김기훈 기자]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공개를 두고 여야가 난항을 겪으면서 여야 원내대표부터 먼저 이를 공개하라는 압박이 제기되고 있다. 특수활동비 공개가 필요하다면 국정원을 거론하기에 앞서 국회의원부터 먼저 공개해야 한다는 논리다. ‘과연 공개할 수 있느냐’는 포석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공개하지 않는다면 특수활동비를 문제 삼지 말라는, 치킨게임 양상이다.

31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초ㆍ재선 모임 아침소리에선 특수활동비 발언이 쏟아졌다. 특히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특수활동비가 국정원 수사의 기밀적 성격을 가진다”며 “정부뿐 아니라 국회의원도 특수활동비를 쓰고 있다. 그럼 야당부터 투명하게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공개를 주장한 데 따른 역공격이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나 당 대표, 상임위원장들이 먼저 떳떳하게 공개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장도 업무추진비를 쓰고 있는데 이 역시 선심성 선거용으로 쓰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며 “이런 부분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도 의원의 특수활동비 공개를 거론하고 나섰다. 예산결산심의특별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5000만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000만원 정도 특수활동비를 받는 것 같은데 이 내역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안 의원은 “국회부터 용기 있는 결단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자는 솔선수범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원 원내대표가 거부하더라도 이 원내대표가 단독으로라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특수활동비는 지난 5월 홍준표 경남지사 등이 이를 사적으로 썼다고 밝히면서 한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눈먼 돈’으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논란으로 또다시 국회의원 특수활동비까지 불똥이 튄 셈이다. 여야 의원이 모두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여야 원내대표를 비롯, 주요 당직자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공개된다면 사용 내역에 따라 더 큰 논란이 일 수 있다. 여야 어느 한 편이라도 공개를 거부한다면 부당한 사용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 수 있다. 공개해도, 공개하지 않아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