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1. 코스닥 상장사 A사는 지난 24일 비상이 걸렸다. 코스닥 지수 하락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자 경영권 방어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A사 주가는 연초대비 60% 이상 급락한 상황. 대표와 우호 지분이 15%에 불과한 상황이라 대략 100억원이면 경영권이 넘어갈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과 비상장 계열사가 6곳이다. 100억원에 이를 통째로 접수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 B사는 최근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면서 회사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B사 관계자는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 대표와 우호 지분은 25% 가량이다. 이회사는 지난해에도 1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자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유는 대동소이하다. 주주 권한을 확보하고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혹여라도 있을지 모를 경영권 공격에 대비키 위한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들어 자사주 취득 공시 건수는 모두 46건이다. 지난해 8월 11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8월은 올해들어 유일하게 자사주 취득 공시 건수가 10건을 넘어선 달이기도 하다. 이는 코스닥 지수가 하루에 4~5%씩 폭락한 것과 무관치 않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24일 613.33까지 폭락했다. 올해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것이다.

주가가 급락하자 대표 지분과 우호 지분이 적은 코스닥 상장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A사 역시 자사주 매입을 검토했다. 지주사격인 A사의 경영권만 확보하면 지분구조상 관련 회사 6곳의 경영권까지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승수’가 높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4일 이후 주가가 10% 넘게 상승하면서 자사주 매입 사안은 일단 보류됐다.

문제는 유사 상황은 A사의 경우만은 아니란 점이다. 통상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우호 지분은 30% 안팎으로 평가되는데, 이 기준에 미달한 중소형 코스닥 상장사들은 주가 급락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야만 하는 것이다.

실제로 B사의 경우 두 해 연속 자사주를 매입 중이다. 대표이사 지분(15%)과 특수관계인인 우호지분(10%)을 합하면 25%의 지분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