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 서울 지역 고등학교 3학년인 서모(18) 양. 지난주 담임교사와 상담을 한 뒤 눈물을 쏟았다. 자신의 ‘위시 대학ㆍ학과 리스트’와 상담 때 담임교사가 현실적으로 제시해 준 대학ㆍ학과 간 차이가 너무 났기 때문이었다. 서양은 “다른 친구와 비교까지 되니 더 속상했다”고 말했다.

2016학년도 대학 입시 수시 모집 전형이 다음달 9일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올해 전국 198개 대학은 수시 모집에서만 24만3748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모집 인원(36만5309명)의 66.7%에 달하는 숫자다.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수시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수시 모집에서 대학에 합격하면 이후 아무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잘 봐도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수험생은 ‘수시는 상향지원한다’는 대원칙을 세우고 있다.

학부모도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어차피 물수능(쉬운 수능)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은 학부모들이 ‘수시 한 방’을 더욱 노리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10명 중 3명을 뽑는 정시 모집에서는 수능에 강한 재수생ㆍ삼수생이 월등히 유리하다는 계산도 들어 있다.

사교육도 이 같은 생각을 부추긴다.

’원서 접수 신공‘을 통한 수시 모집 합격은 학원의 이름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아쉽게 떨어지더라도 정시 모집라는 기회가 한 번 더 있으니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시 모집 비중이 높아질수록 제대로 목표를 정해 지원해야 하는데, 상향 지원만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진학 지도를 하기 어렵다는 교사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고교 교사인 최모(29) 씨는 “학교 선생님들도 수많은 수시 전형들을 꼼꼼히 연구해서 지도를 하려고 하는데 학생들은 학부모나 학원 말을 더 믿고 높게 지원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어 김이 빠진다”며 “어떻게 하면 낙담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쓰게 할지 고민하지만 결국 거의 학생이 가져온 대로 써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학생들은 교사의 냉정한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다시 생각해봐라‘, ’붙을 만한 곳을 쓰라’며 지원 희망 대학 목록을 돌려보내는 일도 자주 벌어진다.

경기 고양의 한 고등학교 3학년생인 김모(18) 양은 “(원서를)쓰고 싶은 6곳을 선생님께 보여줬는데 ‘왜 이렇게 써 왔냐’고 한 소리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반에서 선생님과 상담하고 나와서 우는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는 수시 모집의 비중이 대폭 확대되고 전형 종류가 많이 생겨나면서 복잡해진 전형 과정에 대해 제대로 된 입시 정보를 얻기 힘든 상황을 대혼란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입시에선 학생도, 학부모도, 심지어 학교 교사도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과연 수험생한테 맞는 전형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사교육 분야에서 모의 지원 사이트나 입시 컨설팅으로 몰리는데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며 “각 학교가 시ㆍ도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해 이를 갖고 (학교가)진학 지도를 하면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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