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ㆍ김진원 기자] 대법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의원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함에 따라,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그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실형을 사는 전직 국무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기소의 주체였던 서울중앙지검은 21일 한 전 총리의 서울구치소 입감을 집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집행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한명숙 “수감전 시간 달라”…서청원 선고 나흘뒤 수감= 대법원 판결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검찰은 곧바로 형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한 전 의원측이 병원 치료, 신병 정리를 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어서 실제 수감은 늦어질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전 의원의 보좌관은 “일단 변호인들이 검찰 쪽과 일정 조율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상식적으로 오늘 들어가시는 건 힘드시지 않겠나”고 말했다.

정치인의 경우 이전에도 형 확정 나흘 후에야 수감된 사례도 있었다. 실제로 2009년 5월 공천헌금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와 2011년 12월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선고 나흘 뒤에 입감됐다.

▶노태우 둘쨋날 부터 관식 비우고 청소= 한 전 총리의 대법원 재판 결과를 지켜본 시민들 가운데 과거 영어(囹圄)의 몸이 됐던 최고위층 인사들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역대 ‘VIP’(대통령) 중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수인 생활을 했다.

대통령 재직시 조성한 비자금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그는 1995년 11월 1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3.5평짜리 독방에서 수감 첫날을 보냈다.

첫날밤은 거의 뜬 눈으로 새운 그는 다음날에는 관식을 모두 비우고 청소를 스스로 하는 등 비교적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에는 아들 재헌씨 등이 면회를 와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누고 조비오 신부의 ‘사제의 증언’ 등 역사책과 옷가지 등을 챙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구치소 생활이 1년이 넘어갔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적은 개인노트에는 “몸이 천근이나 되는 것 같이 무겁다”, “수면제를 먹고 잤는데도 별 효과가 없었다” 등의 내용이 담겨 그가 힘든 수감생활을 보냈던 것을 알 수 있다.

▶전두환 “입맛이 없다”= 노 전 대통령이 수감됐던 그 해 12월 4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ㆍ12사건으로 안양교도소에 구속수감됐다.

법무부 측은 노 전 대통령과 똑같이 처우한다는 원칙에 따라 그에게도 침대와 책상, 수세식 변기가 갖춰진 독방을 제공했다. 방 옆에는 추가 검찰 조사를 위한 작은 접견실도 마련됐다. 전 전 대통령은 수감 첫날 검사들로부터 조사를 받던 중 점심시간이 됐으나 “입맛이 없다”면서 식사를 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속수감 상태에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1997년 12월 사면, 2년여의 수감생활을 마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은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2012년 7월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현직 대통령의 형이 구속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당시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대통령의 가족이라고 해서)이 전 의원에게 특혜를 제공하진 않고 있지만 다만 다른 수용자들과 혼거할 경우 서로가 불편하기 때문에 독방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원세훈, 우울증 치료제 복용=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원세훈 전 원장도 수감 생활을 한 유력인사 중 한 명이다.

원 전 원장은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국정원장 출신이 재직 중 저지른 개인비리로 구속된 첫 사례였다.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월로 감형받고 작년 9월 만기 출소했지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으로 출소 5개월 만에 다시 법정구속됐다. 원 전 원장은 “구속된 이후 수면제와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잠이 들었지만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오지 않고 종일 정신이 몽롱하다”고 수감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그밖에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수감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하루아침에 재소자 신분이 된 재벌 2세라는 점에서 전 국민의 이목을 끌었다.

▶조현아, 다른 수감자와 친하게 지내= 조 전 부사장은 작년 12월 30일 서울남부구치소에 입감돼 철창 속에서 연말을 보내야 했다. 수감 첫날 수감번호 ‘4200번’을 받은 그는 다른 신입 수용자 4명과 함께 신입거실에서 머무르며 구치소 생활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주위 분들이 스킨과 로션도 빌려주고 과자도 선뜻 내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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