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은 22·25일 대규모 반대 집회 예고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 결정이 보류되면서 정부가 나홀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할 뜻을 내비쳐 귀추가 주목된다. 고용노동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노동계의) 노사정 논의 재개만을 기다리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 절박하고 시급한 상황”이라며 “현장의 다양한 근로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노동시장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노동시장 개혁을 마냥 미룰 수 없어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 추진이 불가피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노총은 18일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중앙집행위원회(중집)을 열어 노사정위 복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한노총 산하 산별노조 조합원들의 반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다만 오는 26일 중집을 다시 열어 이 안을 재논의키로 했다. 중집은 한노총 임원과 산별노조 위원장, 지역본부 의장 등이 모여 노총 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그러나 정부가 일반해고 지침,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등의 내용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대화에 참여할 수 없다는 한노총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 26일에도 노사정위 복귀가 결정될 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일반해고 지침이 만들어지면 업무부적응자, 근무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고용부는 노동계가 노사정위에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낼 경우 정부 주도로 노동시장 개혁을 끌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와 함께 임금체계 개편, 대기업ㆍ중소기업, 정규직ㆍ비정규직 간 격차 해소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의 결정만을 바라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상황을 두고 보기에는 노동 관련 현안들이 너무 시급하고, 노사정 대화가 무산될 경우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며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입법이 필요한 사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정부가 갈 길은 변함없이 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의 입장에 한노총은 정부가 아직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노총은 “쉬운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에 대해 현장 노동자들이 얼마나 우려하고 분노하는지 봤을 것”이라며 “노사정 대화 재개를 진정 원한다면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노총은 오는 22일과 25일 서울시청에서 쉬운해고, 임금삭감, 비정규직 확대 등에 반대하는 전국노동자대회와 전국금융노동자대회를 잇따라 열기로 했다. 노동계가 집단 투쟁을 예고하면서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노사정위 재개 여부는 더 불투명해졌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