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천안함 정국 유도 음모”…댓글 이념논쟁으로 확산 일쑤
최근 한 포털사이트 토론방에는 ‘휴전선 지뢰 폭발은 우리측의 자작극으로 확신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는 곧 이념대결 양상의 댓글 논쟁으로 이어졌다.
‘메르스 괴담’에서 ‘DMZ 목함지뢰 사건’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장막뒤에서 익명으로 무장한 루머가 판을 치고 있다. ▶관련기사 9면
스마트폰과 함께 갖가지 SNS 매체가 등장하면서 이제 루머와 괴담은 입이 아니라 엄지손가락을 통해 만들어지고 퍼져 나간다.
이번 DMZ 지뢰 괴담은 디지털기기를 통한 루머의 생산ㆍ유포 양식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특히 루머, 괴담의 전파력과 피해규모는 과거의 입소문 수준과 비교할 수도 없이 크다. 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2차 가공으로 확대ㆍ재생산되는 일이 너무도 손쉽게 이뤄진다.
이시영 동영상 사건처럼 ‘후속 찌라시’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현혹하는 일도 있다. 최근들어선 연예인, 스포츠 스타, 정치인 등 공인 뿐 아니라 일반인이 루머의 표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아 심각성을 더한다.
순식간에 누리꾼들이 달려들어 루머 속 인물의 개인 신상정보를 캐내는 ‘신상털이’와 맞물리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문제는 사람들이 루머의 진위 여부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 분초 단위로 변하는 인터넷ㆍ모바일 세계의 특성처럼 잠깐 즐기고 소비하고 나면 금세 또다른 루머로 눈을 돌린다.
많은 찌라시를 보유ㆍ유포하는 게 일종의 ‘상패’처럼 여겨지고, 가십거리로 전락한 루머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은 잊혀지기 일쑤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SNS 이용자들은 허위사실 유포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재미로 삼고 있다”면서 “제도권 언론보다 루머글이나 영상을 먼저 봤다는 만족감 뿐 아니라 이를 퍼뜨려 정보력을 과시한다는 심리도 한몫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통신장비와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루머 전달 과정이 복잡해짐에 따라 책임자를 처벌하기도 힘들어졌다.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2명 중 1명은 벌금형을 선고받는 데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도 ‘괴담공화국’을 부채질 하고 있다.
강승연ㆍ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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