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민통치로부터 독립한지 70주년이 되는 올해 들어 은행권은 이를 기념하는 특판 예적금 상품을 내놓으며 열띤 애국 마케팅을 벌였다. 광복절을 눈앞에 둔 지금 애국 마케팅의 승자는 고객들에게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보다 많은 참여의 길을 제안한 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은행권들이 내놓은 관련 특판 상품은 고객들의 참여의 폭이 클수록 놓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3월 출시한 하나금융그룹의 ‘대한민국만세 예ㆍ적금’ TV 광고. [사진=하나금융그룹]
광복 70주년을 맞아 은행권들이 내놓은 관련 특판 상품은 고객들의 참여의 폭이 클수록 놓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3월 출시한 하나금융그룹의 ‘대한민국만세 예ㆍ적금’ TV 광고. [사진=하나금융그룹]

애국 마케팅을 통해 거둔 성적표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하나금융그룹과 NH농협은행이다. 지난 3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공동으로 출시한 ‘대한민국만세 예ㆍ적금’ 상품은 올해 처음으로 광복 70주년을 내세워 애국 마케팅에 불을 붙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일 기준 예금은 5만2173좌 1조1106억원, 적금은 33만 4380좌 3748억원이 모여 이른바 ‘대박’을 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상품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광복절까지 고객이 상품에 가입하면 은행이 가입 계좌당 815원을 출연해 독립유공자와 중국 내 항일유적지 보존사업을 지원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출시됐다. 고객은 자신의 재테크를 위해 은행에 돈을 맡길 뿐이지만 자연스럽게 일제 식민통치 기간의 아픈 상처를 보듬는 과정에 참여하는 셈이었다. 게다가 1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2.05%로 비교적 높은 편인데다 온라인 뱅킹에서 나라사랑 메시지를 작성하면 고객 누구나 우대금리로 연 0.2%포인트를 제공해 나라 사랑의 마음을 되새길수 있는 기회를 또다시 제공했다.

NH농협은행과 농협상호금융이 내놓은 ‘광복 70주년 815 예ㆍ적금’ 상품도 유사한 방법으로 고객들의 애국심을 이끌어 내 성공한 케이스다. 지난달 말 까지 농협은행에 모인 돈은 예금 4647좌 1147억원, 적금 2198좌 2억원이고, 농협상호금융에 모인 예금 17만4968좌 4조36억원 적금 1만1829좌 286억원에 달한다. 국가보훈처와 협약을 맺고 구좌 당 700원을 적립해 광복 70주년 기금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만세 예ㆍ적금’ 상품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그 대상을 국가보훈자 전체로 넓혔다는데 특징이 있다. 농협 관계자는 “이 상품을 통해 모인 돈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훈 대상자들에게 생활자금 및 자녀의 장학금으로 쓰인다는 점에 대해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 6월 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청에서 염수정 추기경(사진 왼쪽)이 김병호 하나은행장(사진 오른쪽)의 설명을 들으며 대한민국만세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지난 6월 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청에서 염수정 추기경(사진 왼쪽)이 김병호 하나은행장(사진 오른쪽)의 설명을 들으며 대한민국만세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이들 상품에 금융 소비자들이 보인 호응은 ‘자기효능감’에 의한 자발적 참여로 설명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행동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믿을수록 즉 ‘자기효능감’이 높은 개인일수록 직접적인 대가가 없더라도 자발적으로 시민조직행동에 참여한다고 설명한다. 두 상품이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으로서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상품을 가입함으로써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들의 처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만족감을 함께 제공한 것이 성공의 요체라고 볼 수 있다.

두 상품 외에도 각 은행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특판 상품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통상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판매되던 예금상품의 틀을 깨고 8ㆍ15라는 숫자에 맞춰 8개월 및 15개월 짜리 ‘815 광복 70주년 정기예금’을 7000억원 한도로 내놨다. 독립유공자와 그 가족에게 0.2%의 우대금리를 주는 이 상품은 7일 현재 5874억원이 팔렸다. IBK기업은행은 주거래통장상품인IBK기업은행 평생한가족 통장을 가입하는 보훈대상 및 가족에게 우대금리 0.1%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1000억원 한도로 진행 중이다.

독립유공자나 6.25 참전유공자 가족에게 0.815%포인트 우대혜택을 주는 OK저축은행의 OK나라사랑적금은 183억3600만원이 가입됐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