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판명땐 7년이하 징역…현실은 1심 절반이 벌금형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배우 A양의 뒤에는 든든한 스폰서를 자처하는 중견기업 B모 회장이 있음. A양은 뜨고 나서도 변심하지 않고 B회장과 밀회를 즐기고 있다고 함.’
‘아이돌 가수 C양이 연기를 하겠다며 그룹에서 탈퇴한 진짜 이유는 임신 때문. 인기 보이그룹 멤버 D군과 진한 연애를 즐기다 사고를 쳤다는 후문.’
이른바 ‘증권가 찌라시’라는 이름으로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렸던 루머들이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가 발달하면서 루머의 확산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더욱 교묘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
▶처벌수위, “솜방망이”vs“선처 급감”=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루머 유포나 명예훼손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되고 있다. 유포된 내용이 거짓일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설사 그 내용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법정에서의 판결은 벌금형이 대다수로,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13일 대법원에 따르면 작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사법처리를 받은 1706명 중 49.9%에 해당하는 852명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벌금형 선고율은 최근 3년 간 비슷했다. 2012년 52.9%(927명), 2013년 52%(1004명)로, 2명 중 1명꼴로 벌금형을 받았다.
피해자가 공인인 경우에도 양형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분위기다. 배우 이영애 부부가 ‘스폰 관계’라는 악성 루머를 인터넷에 올린 회사원은 벌금 80만원, 여배우 김정민을 사칭한 음란 동영상을 유포한 30대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데 그쳤다.
일각에선 법원의 태도가 차츰 엄격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징역형(실형ㆍ집행유예)을 선고받은 사람이 2012∼2014년 229명, 253명, 399명으로 증가해서다. 반면 선고유예는 같은 기간 103명, 95명, 70명으로 감소했다.
▶대법원 양형기준 부재…처벌강화 논란=정보통신망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양형기준은 현재까지 마련되지 않았다. 올해 제5기 양형위원회에서도 정보통신망법을 논의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관에 따라 과도한 형량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보통신망법처럼 징역 1년 이하 내지 벌금형이 주로 선고되는 범죄군에 대해서는 형량의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양형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 허위사실 유포 사건이 빈발해지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통신매체가 다양해지고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엔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 법정형에서 금고를 빼고 벌금액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인으로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거나 국민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 등을 고려했을 때 엄벌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강승연·김진원 기자/
sp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