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박주연 기자] ‘협녀, 칼의 기억’을 통해 배우 전도연은 극복할 수 없는 한계와 조우했다. 수없이 좌절도 하고 실망도 했다. 힘든 점은 없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으레 손사래를 치던 여느 배우들과 달리, 전도연은 신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었던 시간에 대해 쉬지 않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전도연이 ‘협녀’를 두고 얼만큼 고민했는지, 또 영화에 대한 진심과 애정이 얼마나 넘쳤는지를 방증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어떤 일이든 성과에 대한 본인 만족도를 100% 채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요동치는 감정선은 물론이고 여검객 다운 무술에 실감나는 맹인 연기까지, ‘협녀’의 월소는 전도연에게 넘어야 할 벽이자 숙제였다. 그러나 잔뜩 늘어놓는 그의 걱정에 비해, 영화 속 월소는 아름답고 처연하며, 관객의 마음을 잡고 뒤흔든다. 과연 전도연이 아니면 이 작품을 누가 했을까, 전도연이 아니었다면 이런 느낌을 구현해낼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관련해 영화 ‘협녀’ 개봉을 앞두고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협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꺼냈다. ◇ 전도연 “노력해도 극복 안 되는 부분 있더라”전도연은 ‘협녀’를 촬영하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오래 연습했다고 생각했는데, 극복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3개월 정도 연습을 했는데 그 시간이 짧았구나, 더 오랜 시간 집요하게 연습했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후회했다. 액션적인 부분의 한계를 느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멋쩍게 웃으며 “사실 내가 운동 신경이 조금 있어서 되게 잘 할 줄 알았다”며 “근데 내가 생각보다 몸치더라”고 고백했다. 전도연은 “고전무용도 배워보고, 혼자서 연습도 해봤지만 노력과 생각, 욕심으로 극복 되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 거듭 강조했다. 액션이 아닌 맹인연기도 신체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전도연은 “시신경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눈을 깜빡거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게 고통스럽더라. 사실 현장에서는 앵글이 롱테이크고, 영상미가 예뻐서 만족도가 높았는데 커다란 영화관 화면에서 보니 고스란히 부족함이 드러나더라. 특히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게 눈이다 보니까 시신경은 정말 마음대로 안 됐다. 어쩔 수 없이 반응하게 됐다. 여러모로 한계에 부딪힌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사실 예전에 ‘스캔들’ 찍을 때도 사극이 너무 힘들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또 사극을 하게 되지 않았나. 보통 액션이었으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것 같은데 무협이라 더 힘들었다”며 “그래도 현장에서 감독님이 ‘당신은 액션 배우가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월소의 감정을 담아낸 액션이니 돌아보지 말라’고 격려를 해주셨던 게 힘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전도연의 채찍질에 취재진은 후회가 많이 남느냐고 물었고 이에 “근데 또 인정할 건 바로 인정하고 포기가 빠른 편이라 괴로워하진 않는다”고 밝게 털어놓기도 했다.

◇ 전도연 "김고은이 제2의 전도연? 격려하고 응원해주고파“박흥식 감독과 ‘인어공주’(2004)로 인연을 맺은 바 있는 전도연은 ‘협녀’가 박 감독 손에서 본격적으로 탄생하기 이전부터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전도연은 “친분이 있다고 해서 또 작품을 하거나 하진 않는다. 박흥식 감독의 이야기가 좋다. ‘협녀’또한 박흥식 감독이 오랜 시간 만들고자 했던 이야기의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 이야기가 너무 강렬하지 않나. 그래서 액션이나 맹인연기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유백(이병헌 분)의 야망, 배신, 설이의 복수 그걸 극복하고 협을 지키는 복잡한 감정들이 크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 중간에서 오래 묵은 감정과 관계를 정리하는 결정적인 인물이 김고은의 홍이. 때문에 전도연 또한 “(김)고은이가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 전에도 쉬운 작품을 해 왔던 친구는 아니었지만, 감정과 사건을 모두 연결해줘야 하는 역할이라 힘들었을 것 같다. 사실 내가 말을 따뜻하고 살갑게 해주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한데, 어떤 날은 고은이가 연락을 해서 막 울더라. 김고은이 해내야 할 몫이고 격려도 필요할 것 같았다”며 “근데 그 이후로 자주 연락이 오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고은이 제2의 전도연으로 언급되는 것에 대해 “정지우, 허종호 감독과 작업을 했던 게 공통적으로 비슷한 부분인 것 같다. 그 친구가 나 따라하려고 감독님 작품을 선택했겠나”고 말하며 웃기도. 이어 “김고은이 선택하는 작품들이 그 나이 또래 배우들이 선택하는 것에 비해 확실히 다르더라. 그게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친구 또한 예쁜 걸 하고 싶은 마음과는 상관 없이 끌리는 이야기가 있을 건데, 이미지보다는 이야기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에 대해 기특한 생각이 든다. 나이도 어리고 부족할 순 있지만 점점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격려해주고 싶다”고 애정어린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 전도연 “연기, 인간 전도연을 성장케 만든다” 김고은이 또래에 비해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하는 것, 이는 2·30대 전도연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었다. 김고은이 제2의 전도연으로 불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 한참 예뻐보이고 싶을 나이에 전도연은 화장기 없는 얼굴, 까무잡잡한 분장으로 등장했고 경험해보지 못한 유부녀와 아이엄마 역할 등 소화해내며 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구축해왔다. 이에 대해 “어렸을 땐 화면에서 예뻐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평상시의 나, 혹은 남자친구 앞에서 최고로 예뻐 보이고 싶었다. ‘왜 화면 앞에서 예쁜 옷을 입어야 돼?’하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은 나의 것도 화면 앞에 내어놓는다는 게 달라졌다. 또 지금은 화면에서 예뻐 보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도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리고 앞서 언급한 듯 화면 안에 인간 전도연을 그대로 내어놓음에 따라 역할에 따라 전도연 자체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연기를 하면서 나의 성장과 폭을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건 맞는 말 같다. 물론 지금도 성장하고 싶다. 베드신 같은 경우에도,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며 “이번 ‘협녀’는 그런 것과는 달리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마지막으로 전도연은 ‘협녀’라는 작품이 도전이자, 한계를 경험하게 해준, 그리고 배우 본인에게는 아쉬움을 남는 작품임에도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를 설명했다. “개봉을 앞둔 큰 영화들이 많은데 그들과 달리 조금 차별화되는 작품이 아닐까. 한국적인 무협 자체가 생소할 수는 있어도 드라마가 주는 슬픔으로 가슴이 뻥 뚫릴 수 있을 것 같다. 돌직구를 날리는 큰 감정이 영화의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기다려 달라”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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