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공원 내달 중순 종합적 발표 국제교류복합지구 시민 대다수 찬성할것 “일 욕심많아 공무원에 미안” 셀프디스
“제가 일을 너무 많이 벌여서 공무원들에게 죄송하죠. 시민들한테는 좋을 수 있는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유행하는 ‘셀프디스(자기비판)’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부탁했다. “일 욕심 많은 게 디스할 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늘 따라다니는 ‘시민’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박 시장은 욕심이 많다. 시골 깡촌에서 올라와 사법고시를 패스했지만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삶의 대부분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살아온 탓이 크다. 이 때문에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이전 정치인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이다.
박 시장의 업무 스타일에 ‘꼼꼼함’도 빼놓을 수 없다. 초선 때는 ‘박 사무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시정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챙겼다. 집무실에 있는 ‘비뚤어진 책장’을 빼곡히 채운 업무 서류철에서 그의 꼼꼼함을 볼 수 있다. ‘만기친람’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시민 입장에선 생활 불편이 개선되고 삶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박 시장의 여름휴가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그의 욕심과 꼼꼼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다음은 박 시장과 일문일답.
-서울지방경찰청에 이어 문화재청도 ‘서울역 7017프로젝트’(고가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박 시장=반대하는 입장은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은 약’이다. 서울청과 문화재청에서 짚어줄 것을 짚어줬다. ‘전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지적된 사항을 잘 챙겨 차질없이 수행하라는 조언으로 생각한다. 조언에 따라 열심히 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다음달 중으로 그동안 고민했던 것을 종합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역 7017프로젝트 예산이 처음보다 대폭 늘어난다는 얘기가 있다.
▶박 시장=크게 늘지 않는다. 고가에 큰 시설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수목을 놓을 수 있는 화분 정도가 들어간다. 그 외에는 접근로 설치 비용이기 때문에 추가로 예산이 들어갈 것이 많지 않다. 연말에 설계가 완료되면 380억원 범위 내에서 총공사비가 확정될 것이다.
-서울역 고가가 없어지면 남대문시장 등 지역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 시장=도심에서는 사람이 걸어다녀야 경제가 산다. 걸어야 쇼핑을 하고 물건도 산다. 서울역 7017프로젝트의 핵심은 ‘보행친화’다. 서울역 고가에 17개 다리(접근로)를 만들면 걸어서 5분이면 남대문시장, 7분이면 명동, 10분이면 남산(예장자락)까지 돌아다닐 수 있다.
-보행친화도시의 일환으로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대로 5개 차로를 없애고 광화문광장을 확대하려고 했다가 무산됐다.
▶박 시장=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광복 70년 기념사업 제안 공모’에 참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실 광화문광장을 확대하는 방안은 참여정부 시절 교통영향평가에서 긍정적으로 결론난 바 있다. 광화문광장 일대에 조선시대 육조거리를 복원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 콘서트홀을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번에 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중앙 정부와 협력해 나가면 언제가는 될 것으로 확신한다.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추정)의 사용처를 놓고 강남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삼성동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에 일부 사용하겠다고 했지만 강남구가 반대하면서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박 시장=오히려 소송은 잘 된 것 같다. 시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더는 일이라면 백번이고 굴복할 수 있다. 구룡마을 개발사업도 전적으로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의견에 굴복했다. 국제교류복합지구의 경우 개인적으로 돈을 쓰겠다는 것이 아니고 서울의 미래를 만드는데 쓰겠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서울 시민) 대다수는 지지할 것으로 본다. 강남구는 이미 개발이 많이 됐고 특히 삼성동에는 코엑스까지 있는데 국제교류복합지구를 다른 지역에 유치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고민도 많이 했다. 장기적으로 100조원 상당의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데 이것을 강남구청장이 반대할 일인가.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한 입찰이 유찰됐다. 매입가를 낮추기 위한 기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반면에 헐값으로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박 시장=서울시는 땅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다. 행정에 필요하면 매입하고 불필요하면 빨리 팔아야 한다. 옛 서울의료원 부지는 민간이 개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는 부족한 재정에도 북부지방검찰청 부지를 매입하는 등 사들이는 땅도 많다. 필요없는 땅을 계속 갖고 있으면서 땅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환으로 서울시립대학교에 ‘보건대학원’ 설립을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
▶박 시장=공공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세 가지로 ‘의식주(衣食住)’를 얘기하는데 요즘 옷을 벗고 다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옷 ‘의(衣)’자를 의원 ‘의(醫)’자로 바꿔야 한다. 가난하다고 해서 병원에 못가고 좋은 진료를 못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보건대학원을 설립하려고 한다.
-을지로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원지동(서초구)으로 이전하면서 강북지역의 공공의료체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 시장=국립중앙의료원 이전으로 생기는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울시가 인수해 새로운 시립병원을 만들고 있다. 이곳에 200병상의 병원을 조성해 중앙의료원 이전으로 생기는 서울 중심부 공공의료 공백을 대체할 방침이다. 특히 공공의료의 시민인식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학교병원, 이화여자대학교병원 등 의료 수준이 높은 대학병원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통합 논의가 진행되면서 인력 구조조정과 비용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박 시장=인위적인 구조조정, 인력 감축은 분명히 없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반대가 있을 것이다. 업무 재배치 등을 통해 근무여건이 열악한 기관사 등은 근무여건이 개선될 것이다. 다만 인력 감축은 없는 대신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역효과도 있을 수 있다. 양 공사 직원들은 시장의 말을 믿고 현재 맡은 일에 충실해 줬으면 한다. 또 통합효과가 비용보다 많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는 실상과 다르다. 서울시가 의뢰한 컨설팅 결과가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통합테그크포스에서 최선의 방안을 만들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
최원혁·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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