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호텔롯데’의 상장 방침을 밝혔지만, 상당한 변수를 넘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으며, 기업 가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말 면세점 특허 갱신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L투자회사를 둘러싼 이의신청의 결과에 따라 모든 계획이 잠정 연기되거나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의 직상장이 내년초 정도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들 변수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롯데그룹은 이전에도 호텔롯데 상장을 검토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반대로 성사 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을 가진 일본 주주들의 반대도 한 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을 감안할 때 신 회장이 추진하려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서 최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이 바로 ‘이사회’ 설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조만간 이사회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37개에 이르는 일본 롯데 계열사 중에 상장기업이 하나도 없는데다 일본 이사회의 독립성도 강해 쉽지만은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서는 또다른 난관이 있다. 바로 면세점이다.

지난해 호텔롯데의 전체 매출에서 면세점 비중은 83.7%에 달한다. 호텔 10.4%, 월드사업부 4.9%, 리조트 0.5%, 골프 0.3%에 그치는 것에 비해 호텔롯데에서 면세점 매출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올해 연말로 예정된 시내 면세점 사업권 재심사가 최근 롯데 경영권 다툼으로 국민적인 ‘반(反)롯데’정서가 확산되면서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모두 재승인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곳이라도 재승인을 받지 못하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크게 하락하면서 상장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을 가져올 수밖에 있다.

마지막으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 카드’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대표로 등재된 일본 L투자회사 12곳 가운데 9곳에 대해 새로운 등기 변경 신청을 일본 법무성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L투자회사는 호텔롯데의 7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의견 또한 상장 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