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분단 70년, 광복 70주년이라는 역사적 계기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광복절을 전후해 추진중인 남북공동행사와 관련된 논의를 위한 남북 민간 차원의 실무접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북한이 어제 실무접촉 참가자에 대한 초청장을 보내왔다”며 “방북신청이 접수되면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22일께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는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실무접촉 승인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6ㆍ15 민족공동행사를 추진했던 ‘광복 70돌, 6ㆍ15 공동선언 15돌 민족공동행사 남측 준비위원회’는 오는 23일 개성에서 ‘6ㆍ15 공동선언 15돌, 조국해방 70돌 민족공동행사 북측 준비위원회’와 실무접촉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남측 준비위측은 당초 22일 8ㆍ15 남북공동행사와 관련한 상임대표 및 공동대표 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개성 실무접촉 이후로 회의를 연기한 상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북한이 남북 국회의장회담 제안과 서울안보대화(SDD) 초청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평양에서 민족통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진전된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개성 실무접촉이 민족통일대회를 비롯한 8ㆍ15 남북공동행사 성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북소식통은 “우리 정부가 가능한 8ㆍ15 남북공동행사의 모양을 만들려 하고는 있지만 실무접촉 허용과 본 행사에서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남북이 8ㆍ15 행사를 둘러싸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남측 준비위는 개성 실무접촉에서 8ㆍ15 남북공동행사를 평양에서 개최하되 남측 행사에 북측 인사가 대표단 형식으로라도 참가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이미 민족통일대회 계획을 확정한 상황에서 일방적 통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실무접촉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민족통일대회 참가자 문제를 놓고 이념 논쟁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민족통일대회를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측은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유연성을 과시하면서도 결정적 순간에는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는 등 남북이 다른 셈법을 갖고 있다”며 “남북 당국간 불신의 골이 워낙 깊은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대화나 교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0일 노동신문을 통해 민족통일대회와 관련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서의 자주통일대행진 출정식을 시작으로 평양과 판문점에서 조선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환(친선)모임, 자주통일결의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지게 된다”며 “참가할 것을 희망하는 각 계층의 남녘동포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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