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ㆍ원호연 기자]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13일 전격적으로 통합에 합의했다. 지난해 7월 조기통합 절차를 밟기 시작한 이후 1년 만이다. 지리하게 이어졌던 노사 협상이 마침내 타결되면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연내 통합도 사실상 확정됐다. 통합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작업도 본격화 될 방침이다.

▶전격 통합 배경은?=1년간 지리한 공방을 벌였던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전격 통합에 합의한데는 더 이상 협상을 끌었다간 공멸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경쟁 금융사들이 실적에 정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곤두박질치는 외환은행의 실적은 사측은 물론 노조로서도 부담이었다. 이에 사측은 금융권 최초로 피은행명인 ‘외환’을 통합은행명에 넣기로 했고 고용보장과 공정인사 등의 카드도 제시했다.

노조 측도 한발 물러섰다. 사측이 제시한 2ㆍ17수정안을 전격 수용키로 한 것. 뚜렷한 대안 없이 협상이 무기한 지연되면서 노조원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기 터져나오자 굳건했던 노조 간부들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미뤘다간 실익조차 놓칠수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면서 자칫 역풍을 맞을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법적투쟁 등을 거치면서 돌아선 여론도 운신의 폭을 좁혔다.

▶‘깜짝 통합’, 숨은 공신은 김정태 회장=이번 협상 타결의 숨은 공신은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이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최근까지 평행선을 달리다 지난주 김정태 회장이 직접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에 나서면서 급 진전됐다.

김 회장은 당초 “은행장이 있는 만큼 외환은행 노조협상단과 직접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해왔다. 하지만 조기통합에 그룹의 명운이 달린 만큼 마음을 바꿨다. 대신 물밑으로 움직였다. 외환은행의 CEO인 김한조 행장을 전면에 나서게 하면서 자신은 보이지 않게 움직였다. 은행장이 있는데 회장이 직접 움직이는 모양새를 외부에 보이는 건 그룹 발전에 좋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노조 측도 지난주 김한조 외환은행장과의 대화는 거부하는 등 완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김 회장이 대화의지를 보이면서 즉각 대화에 응했다. 1년간 쌓인 앙금이었지만 1~2차례 대화만으로도 풀렸다. 김 회장은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물론 대화하지 않겠다던 노조 협상단과 자리를 함께하면서 풀리지 않을 것 같던 협상타결의 문을 열었다.

▶금융위, 통합인가 일사천리 예상=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전격 통합에 합의하면서 금융위원회의 통합 인가 작업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이날 금융위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합병 인가 등 향후 절차를 조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두 달 가량이면 본인가 절차까지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 예비인가 신청에서 본인가를 받기까지 4개월 가량이 걸리지만 과거 하나금융이 한차례 예비인가 신청 차 서류제출을 했었다는 점, 당시 최대 걸림돌이었던 노사합의 부분이 타결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10일 두 은행 합병일을 오는 9월 1일로 정하고 통합 작업을 위한 주주총회를 다음달 7일 개최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양사가 10월 1일까지 통합을 마무리짓기로 했지만 이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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