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의 ‘전쟁’을 선포한 경찰이 첫번째 ‘칼’로 환전소의 불법 환(換)치기 봉쇄를 꺼내들었다.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익금이 국외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하반기에 ‘환전소의 불법 환치기 100일 특별단속’을 벌인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할 때 이른바 ‘송금책’이 이용하는 환전소도 함께 수사해 불법 환치기 행위를 단속할 방침이다.
또 경기 시흥시, 서울 금천구 등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환전소 위주로 불법 환치기 관련한 첩보수집 활동도 벌인다.
경찰은 불법 환치기를 하다 적발된 환전소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에 통보해 영업정지나 등록 취소 등 행정제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불법 환치기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4건에 242억9313만원을 적발했다.
중국에 ‘콜센터’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은 대부분 국내 환전소를 통한 불법 환치기로 중국 총책에게 수익금을 보낸다.
보이스피싱 ‘송금책’이 한화로 된 범죄수익금을 환전소 업자에게 주면 환전업자는 그 금액만큼‘ 자신의 중국 계좌에 있는 위안화를 중국 총책의 계좌로 이체해주는 방식이다.
실제 돈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건너가는 것은 아니지만, 외환 송금과 같은 결과는 나는 것이다.
금융기관을 이용한 정상적인 외환송금의 경우처럼 송금자의 인적사항이나 송금사유를 밝힐 필요가 없어 범죄자들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릴 때 이런 불법 환치기를 사용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 검거에서 피해금액의 유출 경로 차단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환전소의 불법 환치기를 단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이스핑 범죄를 조직폭력범죄에 준하는 ‘범죄단체’로 보고 엄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범죄단체’로 처벌하면 형이 두 배로 늘어난다. 가령 보이스피싱이 기본적으로 사기죄이므로 범죄 정도에 따라 4년형을 받았다면, 범죄단체 가입·활동죄까지 적용되면 사기죄에 따른 4년형이 추가돼 모두 8년형을 받게 된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주로 중국에 있는 ‘콜센터’와 국내의 ‘통장모집책’, ‘인출책’ 등 수십여명 한 팀을 이뤄 실행되는 ‘조직범죄’가 맞지만, 그동안 ‘범죄단체’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중국 내 콜센터와 국내 인출책, 통장모집책 등이 점조직으로 구성돼 조직폭력배수사처럼 ‘계보’를 그려가며 일망타진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경찰이 그동안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잡을 때마다 사기죄로만 처벌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다.
경찰은 판례상 범죄단체의 요건이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춘 조직성과 어느 정도 시간적 계속성 ▷역할 분담 ▷내부질서 유지체계 ▷내부질서 유지 행위 ▷목적한 범죄 수행 등이므로 보이스피싱 범죄 역시 범죄단체로 간주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할 때 사기죄뿐 아니라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게 단체성을 입증할 증거 자료도 철저히 수집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