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북한 공작 조직에 포섭돼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등 반북(反北) 활동가를 암살하려 한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9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백재명)는 황 전 비서 등에 대한 살인예비 혐의로 조폭 출신 일용직 노동자 이모(48)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청량리 일대 폭력조직에서 활동했던 이모씨는 북한 공작조직과 연락을 해 오던 김모(62ㆍ구속기소)씨를 지난 2009년에 지인의 소개로 알게됐다. 김씨는 북한의 지령을 받고 남북을 꾸준히 왕래하면서 2000년 7월 황해북도 사리원 연락소 내에 필로폰 제조시설를 설치하고 황 전 비서 등 국내 주요 반북 인사의 암살 시도 계획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황 전 비서의 암살 실행자를 물색하던 김씨는 2009년 10월 이씨를 만나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이씨는 “누군지만 지목해주면 바로 처리할 수 있다”며 “선수금은 필요없고 성공한 즉시 현금으로 5억원 정도는 줘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씨는 황 전 비서의 일정과 동선을 파악한 뒤 구체적인 암살 실행일자와 장소까지 정했지만, 실행일 바로 전날 김씨가 현금 5억원을 마련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는 발을 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김씨 등은 주요 요인들의 암살 계획을 몇 차례 더 추진했지만 2010년 10월 황 전 비서가 노환으로 사망한 이후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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