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일본 내 조선인 강제징용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오는 4일(현지시간)께 독일 본에서 열리는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결정된다. 한국과 일본은 이 문제와 관련, 사실상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지막 단계를 두고 막판 조율에 한창이다.

하지만 최종결정을 코앞에 두고 일본 고위당국자가 방한해 한국 측과 이틀간 면담을 갖고, 일본 언론에서는 한ㆍ일간 새 쟁점이 등장했다고 보도하고 있어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결정 직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세계유산 문제와 관련된 한ㆍ일간 협상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서 조율 중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ㆍ일 외교장관회담 직후에 한ㆍ일간 큰 틀에서 공동인식이 있었다고 했지만 ‘합의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며 “위원회가 개최 중이고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는 독일 현지에서도 양국 외교관이 막판 조율에 나서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덧붙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현재 양측 교섭 대표간 절차사항을 포함한 세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강제노동과 관련된 우리의 우려가 충실히 반영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언론에서는 양국이 끝까지 협상을 이어가는 이유가 한ㆍ일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새로운 쟁점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2일 교도통신은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산업시설의 등재가 결정됐을 때 한국이 진행할 ‘의견진술’이 새 쟁점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이 진술에서 역사문제 등이 거론되면 세계유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내용을 사전 조율할 것을 요구했지만, 한국은 난색을 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이 보도가 시기적으로는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의 깜짝 방한과 겹치면서 양국간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는 맥락과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스기야마 심의관이 1일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과 김홍균 차관보를 만났고 2일에도 김 차관보를 면담하고 한일관계 전반에 대해 추가적인 의견교환을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세계유산 등재문제가 논의에 포함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전반적인 논의내용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등재결정 직전에 일본 고위당국자가 비공개로 방한한 데다 이틀 연속 면담을 요청한 것은 외교가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방한을 통해 일본 측이 돌발변수를 꺼내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일본 세계유산 등재문제와 관련해 최종 결정이 나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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